국가대표팀 차출을 거부해 온 여자 발롱도르의 초대 수상자 아다 헤게르베르그(24ㆍ노르웨이)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도 불참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현지시간) 마틴 쇠그렌 노르웨이 여자 대표팀 감독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올림피크 리옹의 주전 공격수 헤게르베르그의 여자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쇠그렌 감독은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잘 풀리지 않았다”며 “헤게르베르그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생제르망(PSG)에서 활약중인 헤게르베르그의 동생 안드린느 헤게르베르그도 이번 월드컵에 불참한다.
헤게르베르그는 2017~18시즌 33경기 53골 ‘역대급’ 활약으로 올림피크 리옹의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지난해 신설된 발롱도르 여자부문 초대 수상자로 선정된 노르웨이의 에이스다. 노르웨이와 프랑스, 나이지리아 등 강팀들과 함께 A조에 편성된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에겐 희소식이다.
헤게르베르그는 16세에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며 천재 선수로 주목 받았다. 여자 프로축구 최강팀이라 불리는 올림피크 리옹에서 2014~15시즌부터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첫 해 32경기에서 34골을 몰아쳤다. 올 시즌도 30경기에서 25골을 넣는 등 리옹에서만 5시즌 동안 163경기 193골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프로무대와 달리 국가대표팀에선 그는 2017년 여자 유로 대회 이후 “노르웨이에서는 여자 선수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집을 거부해왔다. 노르웨이축구협회(NFF)는 헤게르베르그의 문제 제기 이후 노르웨이선수협회(NSO)와 여성 선수들에게 남성 선수들과 동일한 임금을 주겠다는 협약을 맺는 등 헤게르베르그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BBC는 이 협약으로 여성 팀에 대한 지원금이 310만크로네(약 4억1,300만원)에서 600만크로네(약 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 임금 인상분 중 55만크로네(약 7,300만원)를 남성 선수들의 광고 등 부수입으로 충당한다고 전했다.
한편 헤게르베르그는 지난해 12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성희롱 논란의 피해자가 된 바 있다. 시상식 진행자였던 프랑스 출신 DJ 마르탱 솔베이그가 “앞서 킬리앙 음바페의 춤 세리머니를 봤을텐데 같은 것을 부탁하고 싶다. 혹시 트워킹(상체를 들고 엉덩이를 흔드는 춤)을 출 수 있느냐"고 묻자 헤게르베르그는 "아니오"라고 말하고 돌아가다 다시 돌아와 솔베이그와 춤을 췄다. 헤게르베르그는 시상식 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솔베이그의 발언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를 성희롱이라 생각한다면 슬플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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