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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사용 드론 무력 과시, 미국 항모에 최대 위협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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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사용 드론 무력 과시, 미국 항모에 최대 위협 부상

입력
2019.05.03 17:32
수정
2019.05.03 2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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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젠하워 항모 감시영상 공개ㆍ대규모 편대 훈련… 미국 원유 봉쇄에 맞불 시위 

예벤 후티 반군이 보유한 공격용 드론인 카세프-1. 미국은 후티 반군의 드론 운용 배경에 이란의 지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알 마시라방송 연합뉴스
예벤 후티 반군이 보유한 공격용 드론인 카세프-1. 미국은 후티 반군의 드론 운용 배경에 이란의 지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알 마시라방송 연합뉴스

원유수출 봉쇄와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 투입 등 미국의 경제ㆍ군사 압력에 이란이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용 드론’ 실전배치로 맞서고 있다. 드론이 포착한 항모 전단의 호르무즈 해협 활동 영상을 공개하는 한편, 외신을 통해 드론 편대의 훈련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이란의 드론 제작기술은 미국, 중국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평가 받는데, 관련 기술은 2011년 이란 영토에 추락한 미군 RQ-170 드론을 역설계해 습득한 것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첨단 ‘군사용 드론’이 미국ㆍ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중동 정세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WSJ은 “이란이 드론 기술을 예멘 후티 반군에게 전파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미 군함과 상선에 중대한 위협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 행정부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7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정유시설을 기습 공격했는데 이때 동원된 무기가 이란이 제공한 드론이다. 열흘 뒤에도 이란산 드론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공습해 트럭 한 대를 파괴하고 공항 기능을 일시 마비시켰다. 지난 1월에도 열병식을 열고 있는 예멘군을 공격해 고위 군 장성 1명을 포함해 6명을 사살했다. 사우디와 UAE 정부는 물론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미국 전ㆍ현직 관리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그 동안 후티 반군을 통해 간접적으로 과시하는데 그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ㆍ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면서 최근에는 드론 전력을 스스로 미국에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달 28일 아이젠하워 항모를 감시용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 영상에는 드론 ‘아바빌-3’가 이란 영토 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과 바다를 항해하는 호위함과 항공모함을 여러 배율로 선명히 찍은 장면이 담겼다. 항공모함에 실린 전투기 기종과 날개에 적힌 일련번호를 그래픽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이란의 영상 공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 이란은 지난달 22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제재하겠다고 발표하자, 원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해군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충돌할 경우 대해서도 이란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또 3월14일에는 걸프 해역 상공에서 드론 전력만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도 실시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은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공허하고 악랄한 시도에도 이란은 최신예 드론을 개발했다”며 미국 제재압박에 드론을 활용해 군사적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란 정부가 공개한 추락 후 포획된 미군 ‘RQ-170’ 드론. AP
이란 정부가 공개한 추락 후 포획된 미군 ‘RQ-170’ 드론. AP

한편 항공모함 전단을 위협하는 수준에 오른 이란의 드론 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란은 2011년 12월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동부 카슈마르를 정탐하던 미군 드론 ‘RQ-170’ 에 대해 전자교란 작전을 펼쳐 포획했다. 이후 RQ-170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습득, 현재 수준의 다양한 군사용 드론을 보유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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