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기주의 지탄 안 받으려면, 공수처∙수사권 논의 겸손해야”
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및 수원검찰청사 준공식'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수사 관행과 권한은 견제와 균형에 맞도록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검경 수사권조정에 반발하는 검찰에 일침을 가했다.

박 장관은 3일 수원고검 개청식 및 수원검찰청사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우리 검찰은 경찰에 대해 각종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음으로써 큰 틀에서 사법적 통제권한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적 문제점이나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함께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조직이기주의라는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 현실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하여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를 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 법률안(백혜련 의원 대표발의)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여야4당안이 아닌 원래 정부안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여야4당 합의 과정에서 추가된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등의 조항이 삭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에서는 오히려 반발 여론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박 장관 발언이 검경 수사권조정을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강력 반발한 문무일 검찰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검사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문 총장의 입국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장관이 나서 ‘입단속’을 시킨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장관의 발언에 이어 법무부가 이날 불필요한 입장문으로 검찰을 자극하면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이날 세 문장짜리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마지막에 “국민의 입장에서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검찰에 당부했다. 이를 두고 검찰의 조직적 대응 수위를 조절하라는 법무부의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검찰 주변에 퍼졌다.

이에 따라 4일 문 총장이 귀국 직후 발표할 입장의 방향과 수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조정 갈등 국면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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