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성장 덕에… 경제분야 국정 지지도 56% 취임 후 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분야 국정 운영에 대한 미국민의 만족도가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2%의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어 대통령 지지도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러시아 특검 수사 보고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경제 성적표가 호성적을 내면서 재선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미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을 조사해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 분야에서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이 56%를 기록했다. CNN 여론조사에 이 같은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두 달째인 2017년 3월의 55%를 넘어 가장 높은 수치다. CNN은 "그 후로 지금까지 4차례 50%를 넘긴 했지만, 의미 있게 50%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20%가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건강보험(38%) △인종(39%) △이민정책(42%) △외교(42%) 등 경제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50%를 밑돌았다.
경제 분야의 호성적에 힘입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 지지율도 43%를 기록해 CNN 조사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벌어졌던 올 1월 조사 때의 37% 보다 7% 포인트가 오른 것으로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정치 공방 보다는 경제 실적에 손을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 무당파층은 지난 1월 조사에선 36%였으나 이번에는 46%로 늘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조사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너무 나가고 있다’는 응답이 지난 3월 38%에서 이번 조사에서 44%로 늘어난 것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시켜야 한다는’는 전통적 지지층의 요구와 ‘정치적 공방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중도층의 여론 사이에서 딜레마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결국 경제가 내년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며 자신감에 가득 찬 분위기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진부한 표현이지만, ‘멍청아, 문제는 경제다(It’s the economy, stupid).’ 아주 쉽다”며 “사람들은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자기에게 유용한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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