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일 유튜브를 통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 당시 작성한 진술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심 의원이 “유 이사장이 동지들을 밀고했다”고 주장한 이후 유 이사장이 이를 반박하자, 심 의원이 이를 재반박하고 나섰다.

유 이사장은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에서 “동지들을 팔았다”는 심 의원 주장을 “조직을 보호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그 당시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명단을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노출할 것인지 다 합의가 됐다”며 “학생회 주요 간부들은 모두 공식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잡혀가면 학내 비밀조직을 감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린 소속된 비밀조직도 없어야 했고, 모든 일을 학생회에서 한 걸로 했다”며 “480~500명 가까운 사람이 수배됐는데 저희 조직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심 의원이 먼저 작성한 진술서를 토대로 진술했다고도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제 진술서가 법정 증거로 제출됐다면, 심 의원의 진술을 보강하기 위한 증거로 제출됐을 것”이라며 “심재철 진술서에서 나온 내용으로 내가 진술서를 써준 거다”라고 말했다. 조사관들이 특정 진술서 내용을 제시하면 그 내용에 맞게 진술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논란이 된 부분은 심 의원이 먼저 진술했다는 취지였다.

당시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던 이들이 체포된 것과 관련, 유 이사장은 “두들겨 맞으면서도 수배자 명단에 포함이 안 되도록 비밀조직을 감췄는데, 그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잡혀갔다”며 “나중에 군대에 간 이후 조사를 받았는데, 서울대 지하조직 일람표가 있었다. 알고 보니 친구들 진술서였다. 자기들이 잡혀가서 나를 다시 불려오게 만든 거다”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또 자신을 밀고자라고 주장하는 일부 유튜버들에 대한 법적 대응의 의사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제가 그 동안 해명을 안 했었으니까 그 전까지는 용서하는데, 계속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송사를 안 좋아하지만 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심재철 의원은 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심재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심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진술서 일부를 또다시 공개하며 유 이사장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재반박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자신의 진술서에 언급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서울대 학생회 간부 외 지명수배된 사람이 없다’, ‘조직을 완벽히 보호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시민은 학생운동권 상세 지도와 같았던 그의 진술서에서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 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 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유 이사장의 진술서에 대해 “김대중과 학생시위 지도부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던 신군부가 퍼즐을 맞출 수 있는 단서가 됐다”며 “민청협과 복학생의 시위 개입 내용을 제공해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그림을 그리는 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의 진술 탓인지 1980년 6월 11일 자 유시민 진술서에 언급된 77명 중 미체포자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 됐고”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지난달 20일 유 이사장이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다른 비밀 조직은 노출을 시키지 않으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방송 이후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당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공동 피의자 24명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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