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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심재철, ‘서울의 봄’ 진술서 공방…“비밀조직 지켜” vs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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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심재철, ‘서울의 봄’ 진술서 공방…“비밀조직 지켜” vs “거짓”

입력
2019.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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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일 유튜브를 통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일 유튜브를 통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작성한 진술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 당시 작성한 진술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심 의원이 “유 이사장이 동지들을 밀고했다”고 주장한 이후 유 이사장이 이를 반박하자, 심 의원이 이를 재반박하고 나섰다.

유 이사장은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에서 “동지들을 팔았다”는 심 의원 주장을 “조직을 보호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그 당시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명단을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노출할 것인지 다 합의가 됐다”며 “학생회 주요 간부들은 모두 공식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잡혀가면 학내 비밀조직을 감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린 소속된 비밀조직도 없어야 했고, 모든 일을 학생회에서 한 걸로 했다”며 “480~500명 가까운 사람이 수배됐는데 저희 조직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심 의원이 먼저 작성한 진술서를 토대로 진술했다고도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제 진술서가 법정 증거로 제출됐다면, 심 의원의 진술을 보강하기 위한 증거로 제출됐을 것”이라며 “심재철 진술서에서 나온 내용으로 내가 진술서를 써준 거다”라고 말했다. 조사관들이 특정 진술서 내용을 제시하면 그 내용에 맞게 진술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논란이 된 부분은 심 의원이 먼저 진술했다는 취지였다.

당시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던 이들이 체포된 것과 관련, 유 이사장은 “두들겨 맞으면서도 수배자 명단에 포함이 안 되도록 비밀조직을 감췄는데, 그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잡혀갔다”며 “나중에 군대에 간 이후 조사를 받았는데, 서울대 지하조직 일람표가 있었다. 알고 보니 친구들 진술서였다. 자기들이 잡혀가서 나를 다시 불려오게 만든 거다”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또 자신을 밀고자라고 주장하는 일부 유튜버들에 대한 법적 대응의 의사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제가 그 동안 해명을 안 했었으니까 그 전까지는 용서하는데, 계속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송사를 안 좋아하지만 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심재철 의원은 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심재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심재철 의원은 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심재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심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진술서 일부를 또다시 공개하며 유 이사장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재반박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자신의 진술서에 언급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서울대 학생회 간부 외 지명수배된 사람이 없다’, ‘조직을 완벽히 보호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시민은 학생운동권 상세 지도와 같았던 그의 진술서에서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 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 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유 이사장의 진술서에 대해 “김대중과 학생시위 지도부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던 신군부가 퍼즐을 맞출 수 있는 단서가 됐다”며 “민청협과 복학생의 시위 개입 내용을 제공해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그림을 그리는 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의 진술 탓인지 1980년 6월 11일 자 유시민 진술서에 언급된 77명 중 미체포자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 됐고”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지난달 20일 유 이사장이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다른 비밀 조직은 노출을 시키지 않으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방송 이후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당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공동 피의자 24명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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