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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글씨 안보여요~” 꾀병 아니라 ‘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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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글씨 안보여요~” 꾀병 아니라 ‘약시’?

입력
2019.05.03 10:01
수정
2019.05.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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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시약시 폐용약시 굴절이상약시 굴절부등약시 기질약시 등 원인 다양 

자녀의 약시를 만 8세 이후에 발견하면 교정하기 어렵기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녀의 약시를 만 8세 이후에 발견하면 교정하기 어렵기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평소 TV볼 때 눈을 찌푸리고 보고 사진을 찍으면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치켜들고 째려보는 소영(8)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수업시간에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 엄마가 안과를 데려갔더니 ‘약시’ 진단을 받았다.

약시는 안과 검사상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데 안경 등을 낀 교정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다. 교정시력이 0.8 미만이거나 로그마 시력표상 두 눈의 시력이 두 줄(약 0.2) 이상 차이 날 때 시력이 낮은 쪽을 일컫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사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 8세 이후 발견하면 교정이 어려워져 심각한 시력장애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최근 유아의 TV,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이 늘고 조기 교육이 증가하면서 소아 약시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약시에는 사시약시, 폐용약시, 굴절이상약시, 굴절부등약시, 기질약시 등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사시가 약시의 원인이면 ‘사시약시’라고 하며, 4세 이전에 잘 생긴다.

‘사시’란 양안의 정렬 방향이 동일하지 않고 한쪽 눈이 상대적으로 외측 또는 내측으로 편위된 상태를 말한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사시가 있으면 각각의 눈에 물체가 맺히게 되는 부분이 달라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피하려면 눈의 가장 중심 부분인 황반부 기능을 억제해 한 눈에서 오는 시각정보를 무시하게 되고, 결국 많이 사용하는 눈의 시력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만 억제된 눈의 시력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다음으로 ‘폐용약시’라는 것은 눈꺼풀 처짐, 백내장, 각막 혼탁 등 눈 안으로 빛이 정상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때 발생하는 약시다. 어린이의 경우 한쪽 눈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조기검진을 통해 이러한 기질적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약시를 예방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굴절이상 약시’란 근시, 원시, 난시 등의 굴절 이상이 심하게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약시다. 활동이 주로 가까운 거리에 국한돼 있는 어린 소아는 근시보다 먼 거리는 잘 보이나 가까운 곳이 흐리게 보이는 원시에서 약시가 더 잘 발생한다.

네 번째로 ‘굴절부등 약시’란 양안의 굴절력 차이 때문에 더 굴절 이상이 심한 눈에 약시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양안의 굴절력 차이가 있으면 굴절부등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양안 망막상 크기와 선명도가 다르므로 융합이 불가능해 좋은 쪽 눈을 주로 사용하고 나쁜 쪽 눈의 정보는 무시하게 돼 약시가 생긴다.

끝으로 ‘기질약시’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망막의 시신경 조직이나 시신경 경로의 특정 부분에 이상이 있어서 발생하는 약시다. 문 교수는 “약시는 일찍 발견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효과가 좋은데, 시력이 완성되는 취학시기 이전에 빨리 치료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간혹 약시의 치료시기를 놓쳐 성인이 되어서까지 심각한 시력장애가 생기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본다”고 했다.

실제, 약시 치료율은 만 4세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95%다. 만 8세에는 완치율이 23%로 떨어지기에 그만큼 빠른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아이의 경우 자신의 시력이 좋은지 나쁜지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데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만 3세가 되면 안과에 가서 시력검사를 받도록 해야 하고 정기적인 검진과 지속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눈을 잘 맞추지 못하거나, 눈을 찌푸리거나 째려보며 사물을 보는 경우, 또는 유난히 햇빛 등에 눈부심이 심하고, TV나 책을 가까이서 보려고 한다거나, 독서나 놀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넘어지는 등의 증상 중 1~2개 이상이 아이에게서 보인다면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약시 소견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안 보이는 눈의 발달을 위해 약시 원인을 교정한다. 우선 약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눈꺼풀 처짐, 백내장 같은 기질적 이상을 치료하고, 굴절이상은 안경을 사용하여 교정해 준다.

또한, 한쪽 눈에 약시가 있으면 정상 시력 눈의 ‘가림치료’를 통해 약시안의 시력 회복을 꾀할 수 있다. 가림치료의 효과에 따라 가리는 시간과 기간을 정하게 된다.

한편, 사시가 동반되면 굴절이상 교정과 가림 치료를 병행하면서 사시안의 시력과 사시의 호전 여부를 확인한 다음 필요할 때 사시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문 교수는 “전반적인 시력 발달이 끝나는 10세 이전에 안경교정이나 가림치료를 권유하며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약시 치료의 종료 후 약시의 재발률은 6~75%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어 약시 치료가 성공해도 안과 의사의 치료방침에 따른 주기적 검사를 통해 약시 치료 성공 시의 시력 및 양호한 양안 시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우리 아이="" 이럴="" 때="" ‘약시’="" 의심해="" 보세요="">

1. 생후 6개월이 됐는데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한다.

2. 눈을 심하게 부셔하거나 TV 볼 때 찡그리거나 고개를 숙인 채 치켜들고 본다.

3. 사물을 볼 때 눈을 많이 찌푸리거나 다가가서 본다.

4.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려서 본다.

5. 양쪽 또는 한쪽 눈꺼풀이 쳐져 있다.

6.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비빈다.

7.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시선이 고정되지 않는다.

8. 한쪽 눈을 가리고 아이의 행동을 관찰했을 때 눈앞에 물체를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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