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간 항공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의 참여가 확대됐다. 고객 유치를 위한 항공사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 당장 올 여름부터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하락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 3월 15일 5년여 만에 개최된 한-중국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된 운수권 주 70회, 정부보유 운수권 주 104회를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항공 자유화가 설정돼 운수권 제한 없이 무제한 취항 가능한 한국-산동성, 한국-하이난성 등의 노선을 제외하고 총 34개 노선이다.
한중 간 알짜 노선으로 불리던 인천~베이징 노선에 이번에 새롭게 늘어난 운수권 주 14회는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양대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해 신규로 제주항공ㆍ티웨이 2개의 LCC에 배분됐다. 인천~상하이 노선 주 7회는 이스타항공에 돌아갔다. 국토부는 “양국을 대표하는 도시 간 연결성이 강화하고,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 증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노선은 양국 허브공항을 연결하는 핵심 구간이다. 이들 노선은 성수기 탑승률이 90%에 육박해 고수익을 낼 수 있어 LCC들이 운수권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합해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중 간 주요 노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며 “조기에 노선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FSC가 독점 운항해 왔던 44개 노선 중 항공 수요가 높은 인천~선양, 인천~난징 등 14개 노선도 LCC들이 신규로 취항하게 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인천발 선양ㆍ정저우ㆍ난징ㆍ항저우ㆍ하얼빈ㆍ청두ㆍ우한 7개, 제주발 베이징ㆍ상하이ㆍ시안 3개, 대구발 베이징 1개, 부산발 장가계ㆍ옌지 2개, 청주발 옌지 1개 등이 새로 취항하면 독점 노선이 해소되면서 운항 스케줄이 보다 다양해지고 운임도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장 올 여름 휴가철부터 한중 간 노선 항공권 가격이 기존에 비해 최대 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FSC가 독점하던 노선에 진출하면서 고객을 잡기 위해 파격적으로 할인한 가격의 항공권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금보다 가격이 40~50%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이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대표 허브화 및 지방공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던 LCC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양대 FSC로서는 미주 중ㆍ장거리 노선과 연계한 전략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 받은 항공사들은 항공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 빠르면 3~4개월 내에 취항이 가능하다.
국토부 어명소 항공정책관은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이 한중 간 증가하고 있는 관광 및 비즈니스 분야 항공교통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을 포함해 동남아, 유럽 등 주요 국가와의 항공회담을 계속 추진해 항공사에는 운항기회 확대, 소비자에는 항공편 증편을 통한 편의 향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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