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SF 원정 1실점 맹활약… 방망이 안 터져 4승 사냥엔 실패
시즌 세 번째 7이닝 이상 투구, 15.2이닝 연속 볼넷 없는 짠물투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이닝 먹는 괴물’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같은 해 9월17일 애리조나전 8이닝(2실점)을 던진 뒤 2,053일 만에 8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볼넷 없는 피칭으로 투구 수를 줄여 오래 던질 수 있는 선발 투수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올해 6차례 등판에서 7이닝 이상을 던진 건 벌써 세 번째다. 삼진은 6개를 뽑아냈고, 볼넷은 단 1개도 주지 않았다. 상대 타자와 5차례 풀카운트 승부가 있었지만 “홈런 맞는 것보다 볼넷 주는 게 더 싫다”는 야구 철학대로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15.2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9회말 교체돼 4승 사냥은 실패했지만 시즌 최고의 호투로 주가를 높였다.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2.55로 낮췄고, 경이로운 삼진/볼넷 비율을 찍었다. 이날 규정이닝에 진입한 그는 올 시즌 삼진 39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2개만 줬다. 삼진/볼넷 비율은 19.50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2위는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8.86이다. 또 2014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던 필 휴즈가 작성한 부문 메이저리그 신기록 11.63보다도 높다. 9이닝당 볼넷 허용도 0.51개로 최소다. 2위는 1.29개의 잭 에플린(필라델피아)이다.
이날 류현진은 공 107개로 8회까지 버티는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1회말 연속 2안타를 맞고 무사 2ㆍ3루에 몰린 다음 3번 브랜든 벨트에게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내줬을 뿐 2회부터 8회까지 이닝마다 타자 세 명만 상대하며 투구 수를 아꼈다. 2회와 6회 안타를 내준 다음에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역투에도 1-1로 맞선 9회말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1-2로 졌다. 팀은 비록 졌지만 류현진은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모든 구종을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볼 배합도 좋아 상대 선수들의 균형을 무너트렸다”며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6이닝 1실점)를 꺾었다”며 “8이닝 동안 1점만 허용했는데, 단 1개의 4사구도 기록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AP통신도 “류현진이 8이닝을 책임진 건 데뷔 후 세 번째”라며 “이날 경기에서도 볼넷을 주지 않는 완벽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로테이션대로라면 오는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4승에 재도전한다.
한편, 텍사스 추신수(37)와 탬파베이 최지만(28)은 나란히 대포를 가동했다. 추신수는 피츠버그와 홈 경기에서 시즌 4호 2점 홈런을 터뜨렸다. 4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330이 됐다. 경기는 피츠버그가 7-5로 이겼고, 피츠버그 강정호(32)는 결장했다. 최지만은 캔자스시티전에서 시즌 2호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경기를 마쳤다. 타율은 0.282에서 0.284로 약간 올랐다. 팀은 캔자스시티에 2-8로 졌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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