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몽’ 윤상호 감독이 극의 중심인물이자 실존 인물인 독립 운동가 김원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윤상호 감독을 비롯해 이요원, 유지태, 임주환, 남규리가 참석했다.
‘이몽’에서 유지태가 연기하는 김원봉 역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였던 실존인물이다. 하지만 김원봉이 ‘이몽’의 중심인물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여론은 분분했다. 김원봉이 항일독립투사였지만 이후 월북, 1952년 3월 김일성으로부터 훈장을 수여했을 뿐만 아니라 한때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무위원회 본부위원장까지 지낸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에 한국당은 지난 달 17일 논평을 통해 ‘이몽’의 방송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윤상호 감독은 “유지태 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실존인물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연출해서 선보이기까지 방송국도 제작진도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 거다. 우리나라 독립에 역사에 서글펐던 일제강점기에 독립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존재하지 않겠나”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윤 감독은 “독립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분이지만 김원봉이라는 분이 독립운동사의 큰 획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굉장히 깊다고 생각한다”라며 “논란의 여지도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 드라마를 보시면 더 큰 논란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분도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아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전에도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루지 않는다고 말씀 드렸었고,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 안에 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투영시켜서 보여드리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픽션과 팩트가 결합된 인물이지만 이름은 버리고 가고 싶지 않았다. 의견은 분분하지만 알고는 넘어가야하지 않았나 싶다”며 “곤란한 지점이 생길지라도 저희도 곱씹어보고 독립운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일각에서는 김원봉을 밀어붙인다고도 이야기하시는데 절대적으로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다”라고 분명한 생각을 전했다.
또한 극 중 김원봉의 이름을 실존 인물의 본명과 똑같이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원봉의 의열단은 우리 국민 여러분이 알아야 할 의열단이었음이 분명하다. 그 중량감은 잊지 말아야 할 단원이었음이 분명하다”며 “논란이 있음에도 도전적이었지만 이름을 바꾸지 않고 김원봉의 이름을 그대로 쓴 이유다. 가슴에 전달되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몽’은 100% 사전 제작으로 준비돼 스펙터클한 영상미와 탄탄한 완성도를 예고했다. 오는 4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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