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윤덕노 지음
더난 발행ㆍ328쪽ㆍ1만4,000원
중국인에게 차(茶)는 자부심이다. 생활의 일부이고, 문화의 상징이다. 중국 역사에서 차가 늘 사랑 받았던 것은 아니다. 남북조 시대에 차는 ‘낙노(酪奴)’, 풀어 쓰면 우유나 요구르트의 몸종으로 불렸다. 북방 유목민이 중국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 시절, 유목민이 즐겨 먹는 낙농 제품에 비하면 차는 천박한 음료였다. 차의 위상이 180도 달라진 것은 당나라 중기인 8세기 이후부터다.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는 중국인의 식탁에 오르내린 32가지 음식의 연원을 파헤쳐 5,000년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훑는 책이다. 25년간 기자를 하다 음식문화 연구자로 변신한 저자 윤덕노씨가 각종 문헌을 뒤져 자료를 찾아냈다. 중국 인구 성장의 일등공신이었던 고구마, 명나라의 흥망성쇠를 이끈 후추, 사치스러웠던 양귀비가 가장 좋아했던 호떡, 1971년 중미 수교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베이징 오리구이. 입맛 도는 이야기를 곁들여 한 상 차려낸 역사의 만찬이 풍성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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