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계부와 함께 자신의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친모가 경찰에 범행을 시인했다.
2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재혼한 남편이 혼자 딸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던 유모(39)씨가 전날 자정쯤 자신에게 적용된 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 혐의를 인정했다.
유씨는 남편 김모(31)씨와 함께 지난달 27일 오후 6시30분쯤 전남 무안 농로에서 중학생인 딸 A(12)양을 승용차 안에서 살해하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와 김씨는 지난달 26일 A양이 거주하는 전남 목포를 찾았으며, 김씨는 철물점ㆍ마트에서 청테이프, 노끈 등 범행 도구를 구입했다. 이어 다음날인 27일 오후 5시쯤 유씨는 김씨의 부탁을 받고 목포버스터미널 주변에서 공중전화로 A양을 불러냈다. 이들 부부는 A양을 차량에 태워 무안 농로로 이동했으며, 김씨가 뒷좌석에서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자신이 승용차 뒷좌석에서 A양을 목 졸라 살해하던 당시 아내는 앞 좌석에 앉아 생후 13개월 된 아들을 돌봤고, 시신을 유기하고 집으로 왔을 때 유씨가 ‘고생했다’며 자신을 다독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 진술에 따라 유씨를 긴급체포했지만, 유씨는 살해현장인 무안 농로에 간 사실이 없고 남편 김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었다.
경찰은 앞서 의붓딸인 A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김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심경 변화가 있었고, 남편이 자백한 범행과 일치하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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