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등 의원 10여명 패스트트랙 항의 삭발 여론전
서울시, 광화문광장 천막 당사 불허… 민생 투어 등 검토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두번쨰)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패스트트랙 7일간 저지투쟁 경과와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에 반발해 계획했던 광화문광장 천막 당사 설치를 유보하고, 전국 권역별 순회를 통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패스트트랙 반대에 대한 국민 여론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극한 장외투쟁만 고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막 당사는 실무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정확히 들은 바가 없고, 최고위에서 논의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 “만약 광화문광장에 설치된다면 천막투쟁본부가 될 것”이라 언급한 점에 비춰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천막 당사 카드는 지난달 22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문이 발표된 다음날부터 “천막 농성을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황교안 대표)는 지도부 언급 등으로 초강경 상시 투쟁안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4ㆍ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등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광화문 천막 설치 계획을 일단 뒤로 돌렸다. 청와대 게시판에 ‘자유한국당 해산 청구’ 관련 국민 청원이 160만명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세월호 관련 단체와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경우 더 난처한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다.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천막 설치 불허 입장을 밝힌 것도 걸림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 없고 불법 장외투쟁을 하고야 말겠다는 제1야당 행태가 참으로 유감이다. 광장을 짓밟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거부 뜻을 밝혔다. 다만 당 관계자는 “천막 설치를 유보하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 등의 뜻에 따라 광화문이 아닌 장소에서 얼마든지 칠 수 있다. 아직 포기한 카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처리의 부당함을 알리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선다. 황 대표 등은 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뒤, 곧바로 권역별로 현장 여론전에 돌입한다. 서울역을 시작으로 경부선을 따라 대전역, 대구역, 부산역 등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고 민생 문제를 청취한다. 3일에는 호남선을 따라 광주역ㆍ전주역 등에서 패스트트랙 반대 논리와 정부 실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심을 조작하는 선거법 개정과 공포 정치를 초래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선 더 치열하게 국민 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투어는 한국당이 선거와 검찰 개혁을 막고 있다는 여권의 프레임에 밀려 패스트트랙 반대 논리가 강성 보수층 말고는 여론에 스며들지 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자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기 위해 ‘선거제ㆍ공수처ㆍ민생 삼위일체 콘서트’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세부 계획으로 △국민과 함께 공청회 △한국당이 자체 방송을 통해 설명 △타운홀 미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은 또 ‘자유친(자유한국당 유튜버 친구들)’을 만들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좌파독재 저지를 위한 자유친 영상백서 연대’를 만들기로 했다. 소속 의원 114명이 민생현장을 찾는 ‘114 민생버스투어’도 검토 중이다. 2일 오전에는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식도 하기로 했다. 삭발식에는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 1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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