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상습 흡입 혐의를 받고 있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의 마약 투약 여부가 다리 털 검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1일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의 아들 정모(28)씨는 다리 털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게 붙잡힌 정씨는 체포 직후 실시된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선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머리카락 검사에서도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에선 정씨가 해외 체류 중에 머리카락을 염색해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와 대마초를 26차례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과거 미국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 공급책 이모(27)씨를 통해 사들인 대마는 모두 72g으로 시가 1,45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앞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 최모(31)씨와도 함께 대마를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다리 털을 통한 마약 투약 여부 검사는 최근 구속된 가수 겸 박유천(33)씨의 조사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됐다. 박씨는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해 왔지만 다리 털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했다.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박씨는 마약 검사에 대비해 머리카락 탈색과 염색, 전신 제모를 한 채 경찰에 출석했지만 미처 깎지 못한 다리 털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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