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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뭐라고… 인도판 ‘수능’ 성적 발표되자 고3들 연이은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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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뭐라고… 인도판 ‘수능’ 성적 발표되자 고3들 연이은 자살

입력
2019.05.01 15:24
수정
2019.05.01 18: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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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 지난 2015년 인도 비하르주에서 고1 대상 시험이 진행되는 중 학부모들이 부정행위를 위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중부 텔랑가나주에서 최근 며칠 새 19명의 고3 학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대학 입학을 위해 필요한 ‘중등 시험’ 결과가 발표된 후 하루에 2, 3명씩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교육열이 뜨거운 인도 사회의 한 단면이다. 게다가 이번 시험 채점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일들도 이어져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교육 당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달 18일 중등 시험 결과가 발표되자 현지 경찰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입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 시험에서의 성적이 성에 차지 않거나 부모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리고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텔랑가나주 경찰은 3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하루에 두세 건 이상 자살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며 “18일 발표 이후 지금까지 19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극성스러운 교육열 탓에 인도 청소년들이 학업 성취에 대한 부모들의 기대에 시달려 온 결과다.

그런데 텔랑가나주의 시험 관리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이 결석 처리됐는가 하면 제대로 적은 답안지가 ‘0’점 처리된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이 책임지고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도, 글로바레나라는 외주 업체에 일을 떠넘긴 것이 문제의 시작이란 지적이다. CNN 방송은 글로바레나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연히 학부모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류투성이 시험관리로 소중한 어린 생명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안타깝게도 몇몇 단계에서 ‘실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지만, 학부모들의 강경한 대응에는 “극단적 수단에 의지하지 말라”고 진정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채점 오류를 확인하고 정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주 정부도 “채점 결과에 대한 불일치가 발견된다면 결과를 새로 내놓을 것”이라고 학부모들을 달래고 나섰다.

인도 사회의 교육열은 한국 못지않게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2015년 비하르주에서는 고1 시험 과정에서 가족이 총동원돼 시험장 건물을 타고 ‘커닝 페이퍼’를 수험생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성적을 비관한 청소년들의 자살도 일상적이다. 인도 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15년에만 청소년 9,000여명이 자살했는데, 상당수가 성적 비관으로 추정된다. 13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매년 수백만명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치르지만, 이 중 소수만이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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