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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맛빠기! 인도네시아] 애완동물로 개 보다 고양이 선호, 왜?

입력
2019.05.02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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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물 시장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 동물 시장 안에 있는 조류 상점.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 동물 시장 안에 있는 조류 상점.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각양각색 수백 종의 동물들이 있는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동물 시장에 그 흔한 개는 거의 없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도 딱 3마리 봤다. 반면 고양이는 많았다.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무슬림이 개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엔 많은 속설이 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동굴로 숨어들었을 때 개가 계속 짖어대서 험한 꼴을 당할 뻔했다는 이야기가 앞줄에 선다. 그래서인지 이슬람법은 개를 정결치 못한 동물로 규정한다. 개의 침은 하람(금기사항)으로 여겨진다. 개가 핥은 음식은 부정하고 개가 마신 물은 목욕물로 써도 안 된다. 예배장소에 개가 들어오면 예배는 무효가 된다. 개가 있는 집에는 천사가 오지 않는다고 믿는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를 뜻하는 안징(anjing)은 심한 욕이다.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동물 시장에서 만난 고양이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동물 시장에서 만난 고양이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이와 달리 고양이는 무슬림에게 애완동물로 허용된다. 잠자던 무함마드를 뱀이 물려고 하자 고양이가 막아준 뒤부터 고양이를 아꼈다는 전설이 있다. 인도네시아엔 이런 우화도 전해진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주인이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집에서 기르는 개는 주인이 죽기를 기도한다. 집을 온통 헤집으면서 마음껏 먹으려고.’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에 있는 동물 시장에서 지난달 22일 한 여성과 상인이 토끼를 두고 흥정하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에 있는 동물 시장에서 지난달 22일 한 여성과 상인이 토끼를 두고 흥정하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다만 화교들이나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들은 개를 애완동물로 키운다. 자카르타 화교 밀집지역인 글로독엔 애완견 시장이 있다. 전체 애완동물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애완동물 자체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 고급 아파트가 여전히 자카르타에 많은 걸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애완용품 매출(사료 등 식품 제외)은 2012년 1,270억루피아(104억원)에서 2022년 2,660억루피아(218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 동물 시장에서 만난 부엉이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 도심 자티네가라 지역 동물 시장에서 만난 부엉이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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