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지난달 국내 산업의 생산ㆍ소비ㆍ투자 지표가 전월에 비해 모두 큰 폭으로 늘며 ‘트리플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올해 1분기(1~3월) 전체로는 생산, 투자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흐름 관련 지표는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을 지속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지난 2월 2.6% 감소하며 2011년 2월(-3.9%)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3.6%)와 금속가공(3.3%) 등이 호조를 보이며 광공업(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1.4% 늘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모바일용 D램 생산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서버용 반도체는 아직 회복이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증가했다. 올해 2월부터 치아교정, 초음파검사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병ㆍ의원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늘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10.0% 늘며, 2017년 3월(10.9%) 이후 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항공기 수입액(일평균)이 2월 800만달러→3월 2,600만달러로 급증하며 운송장비(26.2%)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항공기 수입은 매달 들쭉날쭉 하는 ‘일회성’ 요인이라 설비투자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3.3% 늘어 2015년 2월(3.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등 고가 제품 판매가 늘고 신제품 출시 효과로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며 화장품도 많이 팔렸다.
하지만 생산ㆍ소비ㆍ투자 ‘트리플 반등’에도 경기를 회복세로 이야기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비교시점인 2월의 하락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히 작용했다. 또 올해 1분기 전체로는 생산과 투자 모두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생산(-0.8%)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5.3%) 이후 최저치다. 설비투자도 5.4% 줄었다. 소비(+1.3%)만 양호했다.
한편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98.5를 기록했다. 향후 6개월 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내린 98.2였다. 동행지수는 12개월, 선행지수는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 지수가 10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