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품 대체 안간힘에도 對中 적자폭 증가로 北 외화난 가중 분석
대북 제재가 지속되자 우회로를 뚫은 것일까. 올 들어 중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손목시계와 진주 등 보석류 수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미국 관영 방송 미국의소리(VOA)가 인용한 국제무역센터(ITC) 자료 ‘북중 교역 현황’에 따르면 올 1월 북한의 손목시계 및 시계 부품 수출액은 6,85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8만달러)보다 445% 늘었다. 손목시계는 고가(高價) 거래가 가능한 제품이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제재 결의를 통해 대북 교역을 금지하고 있는 사치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더불어 진주 등 천연보석류의 중국 상대 수출액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진주 등의 경우 지난해 1월 처음 대중 수출액이 99만달러를 넘긴 뒤 다시 100만달러 미만 수준에 머무르다가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132만달러까지 치솟았고, 2월 대중 수출액 역시 128만달러로 100만달러를 상회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WB) 고문은 VOA에 “안보리 결의는 사치품의 정의를 각국의 자의적 판단에 맡기고 있어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금수품 대체 수출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북한이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형편이 좋아질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다. 최근 IBK북한경제연구센터가 공개한 3월 북중 무역통계 동향을 보면 지난달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1억8,1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같은 달 북중 무역액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38.1% 증가한 2억1,451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회복되고, 대중 수출액(1,656만달러)도 전년보다 33.7% 확대되기는 했지만 이는 대북 제재 탓에 지난해 무역액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게 센터의 분석이다. 센터 관계자는 “북한의 외화난은 더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2017년에 집중된 안보리의 제재 결의로 인해 현재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해산물, 직물ㆍ의류 등 과거 주요 수출품들을 다른 나라에 내다팔 수 없는 상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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