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팀(26ㆍ5위ㆍ오스트리아)의 상승세가 무섭다. 인디언웰스에 이어 바르셀로나 오픈까지 제패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10년 넘게 남자프로테니스(ATP)를 군림해 온 로저 페더러(38ㆍ4위ㆍ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을 각각 제압하고 차지한 우승들이라 더욱 값지다. 기세를 탄 팀은 최근 코치도 교체하며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세대 교체의 신호탄을 쏴 올리겠다는 각오다.
팀은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에 3-0 완패를 당하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클레이에서 강한 팀이지만 ‘클레이의 신’ 나달에겐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팀의 반란은 인디언웰스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18일 통산 100승을 눈 앞에 둔 로저 페더러를 ATP 투어 BNP 파리바 오픈에서 제압하고 개인 통산 첫 번째 마스터스 타이틀을 따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7일에는 바르셀로나 오픈 4강에서 나달을 제압한 데 이어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4ㆍ14위ㆍ러시아)마저 2-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랫동안 남자테니스를 군림해온 ‘빅3’에 균열을 일으킴과 동시에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의 아성에 도전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팀은 클레이코트에서 나달과의 상대 전적 4승7패로, 조코비치(7승16패)를 제외하고 나달을 가장 많이 이겨 본 선수다.
이달 초 귄터 브레스닉(58) 코치의 품을 떠나 니콜라스 마수(40) 코치를 불러들인 것도 새로운 단계로의 성장을 위해서다. 브레스닉 코치는 팀이 “부모님보다 함께 있던 시간이 많았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10년이 넘게 그를 지도해왔다. 브레스닉 코치는 지난 9일 오스트리아 A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팀이 어린 꼬마였을 때부터 15~6년간 그를 지도해왔다”며 “그를 위한 가장 최고의 것을 주고 싶었고, 내 궁극적인 목표는 도미니크가 완전히 독립적일 수 있는 뛰어난 선수가 되는 것”이라며 마수 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긴 이유를 설명했다. 마수 코치는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남자 단식ㆍ복식 2관왕에 오르며 칠레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스포츠 영웅이다. 브레스닉보다 18세이나 젊어 팀의 성장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팀은 6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ATP 마스터스 시리즈 마드리드 대회에 출전해 시즌 3승과 함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롤랑가로스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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