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여름 개최 여부 몰라”… 최선희 “경로 변경, 우리가 할 수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경제 압박을 통한 북한 비핵화 기회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일방적이고 비선의적 태도를 비판하고 나선 데 아랑곳 없이 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또 3차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 놓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여건 조성도 강조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주관한 '뉴스 메이커 시리즈' 대담에 출연, '3차 정상회담이 올 여름까지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며 “우리는 두 정상이 만날 경우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분명히 조성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도전이다. 그것이 풀리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계속 적용해 나가는 동안 북한을 비핵화할 또 하나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대북 제재가 비핵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은 나의 팀이 한국과 일본의 동맹들과 협력하고, 국제 제재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다녀온 것을 봐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나머지 나라들이 다르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노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에 대한 협상팀 배제를 요구한 데 대해 "그걸 결정하게 되는 건 대통령"이라며 "내가 여전히 키를 잡고 있다"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미 3차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 결단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25일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의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로 돌리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국제적 대북 압박 유지 기조로 맞받아치며 북측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이 대화 시한을 '연말'로 제시했지만 미국은 시한을 두지 않고 올바른 여건을 강조하며 느긋한 모습이다. 강력한 제재가 유지되면 급한 쪽은 북한이라는 판단에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7일 인터뷰에서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보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0일 관영매체 기자와의 문답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4일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 실패시 경로를 변경하겠다고 말한 것을 겨냥, “그것(경로 변경)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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