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쫓는다'며 20대 딸에게 식용 소다를 다량 먹여 중독 증세로 숨지게 한 혐의로 어머니와 승려, 무속인 등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검은 학대치사 혐의로 A(52·여)씨, 승려 B(58)씨, 무속인 C(55·여)씨 등 3명을 최근 불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7년 A씨는 딸 D(23)씨의 건강이 좋지 않은 문제를 무속인 C씨와 상의했고, 이에 C씨는 경남 한 사찰 승려인 B씨를 소개했다. A씨는 같은 해 12월 30일 딸을 사찰로 데려갔고, B씨 등과 함께 치료를 시작했다.
처음 나흘가량은 딸의 가슴과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거나 부항 시술을 하는 등 행위가 이어졌다. 동시에 귀신을 쫓는 데 효과가 있다며 식용 소다를 물에 타서 D씨에게 먹였다. 그런데도 별 차도가 없자 이후에는 가루 형태의 소다를 아예 숟가락으로 떠서 먹였다. 체력이 떨어진 데다 고통을 호소하던 D씨는 사찰에 간 지 열흘 만인 2018년 1월 8일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D씨 사인은 소다 과다 섭취에 따른 '탄산수소나트륨 중독'으로 확인됐다. 염기성 물질인 탄산수소나트륨은 대사성 산증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신체의 산-염기 조절 중추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과용량이 들어가면 대사성 염기증을 일으킨다. 대사성 염기증이 생기면 호흡 곤란, 저칼슘·저칼륨증 등 증상으로 졸음이나 경련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애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씨 등의 치료 행위를 과실로 보고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D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데도 강제로 소다를 떠먹인 행위는 과실이 아닌 학대라고 판단, 학대치사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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