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지난주 러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궁합’(케미)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속뜻이 담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25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29일 평양에 도착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북 러시아 대사는 타스 통신과 인터뷰를 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논평해달라는 주문에 마체고라 대사는 “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한다. 과장 없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양국 지도자의 첫 번째 회담이었으며 내가 느끼기로 회담 과정에서 두 정상 사이에 개인적 케미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선 “(두 정상이) 솔직하게 양자 및 국제적 의제 등을 논의했으며 많은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은 비슷하거나 일치했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다소 흥분된 기분으로 낙관적 기대를 품고 평양으로 돌아왔다”며 “내 앞엔 정상들 간에 이루어진 합의사항 이행에 착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여러 분야에 걸친 중요한 합의들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두 정상 간 합의사항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앞서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첫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약 3시간 동안 단독 및 확대 회담을 잇따라 열었으며, 이어진 연회에서도 두 사람은 상당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추측된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은 물론 남ㆍ북ㆍ러 3각 협력 사업 등에 대해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체제 안전에 대한 국제적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6자회담 등 다자 협력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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