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배우인 박유천(33)이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지 19일 만이다. 그는 3차례 경찰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등에서 줄곧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해 왔다.
29일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 등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및 구매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박씨는 올해 2∼3월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5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이달 26일 구속됐다.
그는 경찰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황씨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의 증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경찰이 △황씨의 일관된 진술 △마약상의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현금 입금하는 모습 △마약으로 보이는 물건을 찾은 모습 △황씨의 집에 들어가는 모습 등이 담긴 폐쇄회로(CC)TV 제시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경찰 출석 때 체모 대부분을 제모하고, 머리는 수 차례 염색을 하는 등 마약 투약 혐의를 숨기려 했다. 경찰은 당시 제모를 하지 않은 다리 털을 뽑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국과수 검사 결과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는데도 그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경찰이 박씨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이자,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게 된 배역이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추가 마약 투약 등 여죄를 조사한 뒤 이번 주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박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26일 황씨에 대해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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