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번째 대만해협 통과, 일본엔 스텔스상륙함 증강배치… 중국 반발로 긴장 고조 우려
미국 해군 함정이 최근 대만해협에서 또 다시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미군은 중국을 겨냥해 일본에 스텔스상륙함 등도 증강 배치했다. 대만ㆍ일본을 고리로 중국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9일 미 국방당국을 인용해 미 해군 소속 이지스구축함 로렌스함(DDG-110)과 스테덤함(DDG-63)이 전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 7함대의 클레이 도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들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항행의 자유’ 작전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3일 중국 칭다오(靑島) 앞바다에서 개최된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해상 열병식)에 불참함으로써 중국의 군비 증강 행보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미중 간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지만, 대만 입장에선 미국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대만과 단교 상태이지만 대만관계법을 통해 군사ㆍ외교적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고위급 교류와 무기 판매를 늘리는 등 중국을 직간접적으로 자극해왔다. 항행의 자유 작전만 해도 이전엔 연간 한두 차례였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세 차례로 늘리더니 올해에는 아예 매월 하순에 ‘월례행사’로 강행하고 있다.
미 해군은 또 준항공모함급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6)과 신예 스텔스상륙함인 뉴올린언스함(LPD18)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아메리카함은 기존 함정을 대체하는 것이지만 뉴올리언스함은 전력 증강 차원에서 새로 배치하는 것이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구체적인 배치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국과 핵ㆍ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때마침 일본 방위성도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수역인 동중국해에 배치할 지대함유도미사일(SSM)의 사거리를 현재의 두 배인 40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ㆍ남중국해ㆍ동중국해로 이어지는 동북아시아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폭 177㎞ 해역으로 양측 간 해상ㆍ공중 경계선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미 함정의 통과에 강력 반발해왔다. 또 미일동맹 강화 움직임을 실질적인 중국 포위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