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확대위해 부유세 등은 불가피
“기본소득은 경제성장에 멈추지 않고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인 애니 밀러(Annie Miller)의 말이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 기조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30년간 기본소득을 위해 걸어왔는데 한국, 경기도에서 기본소득이 지원되고 있는 것을 보니 여러분은 행복하겠다”며 “결과적으로 좋게 나올 것이며, 경제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간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 온 그가 정작 자신의 나라, 영국에서는 여전히 논의 단계에 멈추고 있는 현실의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경기도의 청년배당은 청년에게 기본소득을 지원함으로써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자신에게 머무르지 않고 사회로 환원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24세라는 연령은 물론, 기간 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니 밀러는 기본소득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는 2009년부터 한 달에 7파운드(1만원) 정도를 제공하는데 금액은 적지만 여성들의 삶이 개선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보건과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일을 하려는 여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빈곤에 처한 이들에게 기본소득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소득안정성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기본소득 확대를 위해서는 세제 개혁과 부자증세 등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소득의 재분배, 기본소득 확대를 위해서라면 세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 세금으로 충당하는 한국 같은 경우에는 국토보유세와 부유세(부자증세), 국부펀드 등 다양한 방법의 재원 조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소득세를 통한 지원”이라며 “아주 많이 버는 사람(부자)이 (세금을) 조금 더 내서 모두가 잘산다면 이것을 왜 반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본소득이 가져올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때까지 신뢰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은 우리 사회 빈부격차를 해소할 것이고,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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