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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의 오하요! 센다이] ‘꼴찌’ 라쿠텐을 바꿔 놓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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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의 오하요! 센다이] ‘꼴찌’ 라쿠텐을 바꿔 놓은 건

입력
2019.04.30 07:00
수정
2019.04.30 18:3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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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까지 전폭 지원…훈련 때도 비장한 표정의 선수들

#KBO리그에서 20년간 최정상급 좌타자로 활약하며 ‘국민우익수’라는 별칭을 얻은 이진영이 은퇴 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한국일보> 는 격주 화요일자에 ‘이진영의 오하요! 센다이’를 연재해 그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코치 연수를 하며 겪는 체험을 생생하게 전할 예정입니다.

라쿠텐은 지난해 퍼시픽리그에서 꼴찌로 떨어진 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FA 최대어’였던 세이부 출신의 내야수 아사무라 히데토를 영입했고,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활약하던 외국인선수 자바리 블래쉬를 영입해 단번에 타선을 보강했다. 그 결과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소프트뱅크에 이어 2위를 달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2군에도 꽤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트레이닝 파트에만 7명이 있고 구단 지원스태프가 10여명,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보조요원도 5명이나 된다. 숫자도 많지만 내가 놀란 건 대부분 야구인이라는 점이다. 구단 직원을 채용할 때도 선수 출신을 우대한다고 한다. 심지어 기숙사 장도 심판 출신이다. 각자 다른 일을 하지만 모두가 언제 어디서라도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야구 자격증’을 갖춘 셈이다. 바꿔 말하면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이다. 나도 현역 시절 2군을 가 봤지만 1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KBO리그에서 2군은 소외돼 있다. 한국에 최신 전용구장도 많이 지어졌지만 오직 선수들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일본프로야구 2군을 보니 시설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에게 티볼을 올려주며 훈련을 돕는 건 내 일과 중 하나다. 이진영 제공
선수들에게 티볼을 올려주며 훈련을 돕는 건 내 일과 중 하나다. 이진영 제공

그렇게 무한 지원을 받은 이 곳의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운동에 임한다.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다. 운동량도 많다. 가령 팔이 아픈 선수는 공만 안 던지면 된다. 우리처럼 그냥 재활운동만 하는 선수는 없다. 부상 때문에 2군에 있는 베테랑 내야수 이마에 도시아키도 어린 선수들과 똑 같은 시간을 할애한다. 각자 역할에 따라 훈련 방식이 모두 다른 것도 특이했다. 대주자 전문요원은 30m 달리기만 죽어라 한다. 1군에서 공백이 생기면 즉각 대체할 선수를 준비해 놓는 것이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또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갖고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어떻게 라쿠텐이 올 시즌 환골탈태할 수 있었는지, 왜 일본 야구가 강한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티볼을 올려주는 데 한 선수가 너무 지쳐 보이기에 5개 칠 힘을 쏟아서 3개씩만 치자고 했다. 그리곤 코치들에게도 용기를 내서 의견을 말했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짧게 하더라도 집중해서 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냐고. 그들은 공감은 하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관행 때문에 쉽게 바꾸진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앞으로도 스스럼없이 얘기해달라고 했다.

전 KTㆍLGㆍSK, 야구대표팀 전력분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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