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는 등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다음 달에도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00대 기업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월 전망치가 94.1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4월 전망치(94.6)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6월(95.2) 이후 12개월째 기준선(100) 아래 머물고 있다. BSI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100 아래면 부정적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부문 별로 봐도 내수(98.5)와 수출(98.0), 투자(97.0), 자금사정(97.2), 고용(99.8), 채산성(96.3) 등 모든 분야가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통상 가정의 달인 5월 BSI 전망치가 내수 활성화 기대로 4월 전망치보다 높았던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과 2017년을 제외하곤 모두 5월 전망치가 4월보다 높았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5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보다 휴일 증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대내외 경기 악화 우려 등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면서 기업들의 경기 예측도 악화됐다는 얘기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달 초 세계경제전망을 3.7%에서 3.3%으로 낮췄다.
김 실장은 “수출ㆍ투자 동반 부진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고, 주력 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어 정부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2.6%)를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를 반등시키기 위해선 기업 투자와 경영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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