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노동당은 과반 의석 확보 실패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 복스(Vox)가 약진했다. 집권 사회노동당(PSOE)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날 스페인 공영방송 RTVE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극우정당 복스(Vox)는 12.1%의 득표율로 의회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다. 스페인 언론 엘파이스는 복스가 하원 350석 중 2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철권통치가 끝난 지 44년 만에 극우정당이 원내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3년 산티아고 아바스칼(43)이 만든 정당인 복스는 라틴어로 '목소리'라는 뜻이다. 스페인 민족주의를 앞세운 이 정당은 카탈루냐의 분리ㆍ독립 반대, 포용적 이민정책 반대, 반(反)무슬림, 이민자 유입 반대, 낙태법 강화, 가정폭력 방지법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28.1%를 득표, 116~12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1당 지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한 것이다. 사회노동당의 연립 파트너였던 포데모스는 42~45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정당을 합해도 과반수인 176석에는 미치지 못해 향후 연정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야당 불신임을 받아 총리 자리를 빼앗긴 우파 성향의 국민당(PP)은 17.8%의 득표율로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66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16년 총선에서 얻은 의석(137석)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 친 셈이다.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 표가 극우 복스로 분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기총선의 투표율은 최소 75%로 2016년 실시된 총선과 비교해 9% 가까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당 실각과 카탈루냐 독립 문제 등에 따른 스페인 국민들의 정치 참여 의지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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