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에 다시 한 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진행한 대선 유세에서 미국이 부유한 국가들까지 지켜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방위비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어떤 나라를 지키면서 우리(미국)는 45억달러를 잃고 있다”면서 “장군에게 물었더니 우리는 그 나라에 1년 동안 50억달러를 쓴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5억달러(약 5,805억원)밖에 내지 않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 한 통화로 5억달러를 더 내도록 했다”며 "이번에는 그들의 사정을 봐줬지만 내년엔 더 많이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위금 분담을 늘릴 것으로 요구한 국가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그의 발언을 미뤄봤을 때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각료회의에서 “미국은 한국을 지키는 데 매년 50억달러를 쓰지만 한국은 5억달러쯤 내왔다”며 “내가 전화 몇 통으로 한국이 5억달러를 더 내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하기 이틀 전 한미는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9,602억원)보다 8.2%(787억원)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책정하는 협정에 가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5억달러 인상과는 거리가 있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억달러가 단순한 실수인지 업적을 과시하기 위함인지 확실하지 않다. 다만 1년 동안만 유효한 분담금 협정이기에 올해 협상이 시작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증액을 주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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