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챔피언십 메이저 첫 승
9번홀까지 4타차 선두 달리다가 후반 맹추격 박소연과 끝장 승부
시즌 첫 승 올리며 ‘전관왕’ 시동… 버디 5개 ‘핫식스’ 이정은 4위에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과 대상 주인공 최혜진(20ㆍ롯데)이 프로데뷔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고 전관왕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시즌 첫 승이 주변 기대에 비해 다소 늦어졌지만,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긴장감 넘치는 연장전까지 치르며 우승을 따내 본격적인 ‘최혜진의 해’ 시작을 알렸다.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 신인이던 지난해에도 2승을 거뒀던 최혜진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혜진은 28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ㆍ숲길 코스(파72ㆍ6,610야드)에서 열린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박소연(27ㆍMY문영)과 연장전까지 펼치는 접전 끝에 우승을 따냈다. 최혜진으로선 그야말로 온탕과 냉탕을 오간 끝에 얻어낸 우승이었다. 박소연, 이다연(22)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최혜진은 9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4타차 선두에 자리해 일찌감치 우승을 점하는 듯했다. 3번홀에서 7m짜리 버디를 성공시킨 최혜진은 7번과 9번홀에서는 5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물오른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최혜진은 후반에 접어들면서는 버디를 낚진 못했으나 꾸준히 파를 막아내 끝까지 선두를 지키는 듯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1m가 조금 넘는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박소연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이날 4번홀 티샷이 숲으로 날아간 바람에 무려 3타를 잃고 무너질 뻔했던 박소연은 이후 10번과 12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승에 최혜진을 맹추격 했다. 특히 2타차로 따라붙은 18번 홀에선 두 번째 샷이 홀 바로 옆에 떨어지며 이글 기회를 아깝게 놓친 박소연은 버디를 따내 12언더파 275타 동타를 만들고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다 잡은 우승을 놓친 최혜진은 18번홀에서 치른 연장에서도 위기를 맞는 듯했다. 먼저 티샷을 한 박소연의 공이 벙커 바로 옆 페어웨이에 멈췄는데, 최혜진의 공은 벙커에 쏙 빠져들었다. 하지만 최혜진은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로 마무리 했고, 박소연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퍼트에도 실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미뤘던 시즌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낸 최혜진은 단번에 2억원의 상금을 보태 상금랭킹 2위(2억3,104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도 단숨에 공동 7위(92점)를 기록, 전관왕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대회를 마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던 최혜진은 “정규 18번홀 때 많이 떨렸지만, 오히려 연장에선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다”며 “모든 선수가 우승을 원하는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며 “경기를 풀어가는 게 흔들린단 생각을 했지만, 지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다녀온 뒤 내 플레이에 대한 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LPGA 무대에서 활약하다 올해 처음 국내 대회에 출전한 ‘핫식스’ 이정은(23ㆍ대방건설)은 이날만 버디 5개를 낚으며 단독 4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양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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