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현지 석유화학 제품 공급 감소로 국내 유화업계가 수출 확대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중국은 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입국이다.
2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중국 내 생산설비 대다수가 이달 들어 정기보수에 들어갔다. 봄철인 2분기는 패션섬유 등의 수요 증가로 현지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지만, 4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는 에틸렌 정기보수가 4월에 집중되며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대중 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또 다른 원료인 파라자일렌(PX)도 현지 상황이 비슷하다. 중국 내 PX 생산설비 정기보수가 5월에 집중돼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국내 유화업체들은 올 2분기를 ‘실적 반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엔 미ㆍ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제조업 수요 위축, 유가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 참에 대중 수출을 늘려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내수경기 부양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0~6.5%를 달성하기 위해 재정 적자 규모를 2조7,600억위안으로 설정하고,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2조1,500억위안으로 지난해 대비 8,000억위안 확대할 계획을 내놨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 국면이다.
다만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조치 중단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에틸렌과 PX의 원료인 나프타(납사)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결국 국내 업체들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납사 가격이 빠르게 올랐던 2014~2017년 석유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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