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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잡는다” 반격 나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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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잡는다” 반격 나선 유튜브

입력
2019.04.29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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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다큐 5월 1일 공개… BTS 다큐로 지난해 쏠쏠한 재미

박재범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이팍: 쵸즌원’ 기자간담회에서 “다큐멘터리 취지가 ‘나 잘났다’는 게 아니다”며 “남이 뭐라 하든 묵묵히 노력하면 누구나 해낼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제공
박재범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이팍: 쵸즌원’ 기자간담회에서 “다큐멘터리 취지가 ‘나 잘났다’는 게 아니다”며 “남이 뭐라 하든 묵묵히 노력하면 누구나 해낼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제공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국내 이용자만 3,000만명을 넘는다. 전 세대에 걸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이기도 하다. 어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유튜브를 이용한 시간은 총 317억분에 달했다. 지난해 유튜브 매출은 최소 110억달러(약 12조8,150억원)로 추정된다. 모기업 구글의 총 매출 중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유튜브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다. 라이벌 넷플릭스와 비교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유튜브가 선을 보인 첫 한국 제작 오리지널 드라마인 ‘탑 매니지먼트’는 무료 공개된 3화의 조회수가 100만건을 겨우 넘겼다. 반면 넷플릭스가 지난 1월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세계 최대 영화ㆍ드라마 전문 사이트인 IMDb의 TV쇼 차트에서 10위권에 오르는 등 세계적 인기를 모았다. 넷플릭스는 지난 16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국뿐만 아니라 그 외 국가에서도 수백만명이 ‘킹덤’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유튜브가 반격에 나섰다. 무기는 K팝 다큐멘터리다. 다음달 1일 박재범을 주인공으로 한 음악 다큐멘터리 ‘제이팍: 쵸즌원’을 공개하며 ‘아픈 손가락’ 치유에 나선다.

유튜브가 지금까지 공개한 K팝 가수 다큐멘터리는 ‘제이팍: 쵸즌원’을 포함해 3편이다. 지난해 3월 방탄소년단(BTS)을 다룬 ‘BTS: 번 더 스테이지’, 같은 해 9월 빅뱅 지드래곤의 ‘권지용 액트3: 모테’가 공개됐다. ‘BTS: 번 더 스테이지’는 특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8개로 나눠 게시된 동영상 중 1화의 조회수만 2,500만건을 넘겼다. 이후 영화로도 개봉돼 관객 31만명을 동원했다.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로서의 경쟁력을 ‘BTS: 번 더 스테이지’가 보여준 셈이다. 고타 아사쿠라 유튜브 오리지널 아시아태평양 리드는 25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이팍: 쵸즌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가수들이 새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유튜브의 계획”이라며 “K팝 쇼 등 음악을 유튜브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돌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31만 관객을 동원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31만 관객을 동원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이팍: 쵸즌원’은 박재범의 미국 진출기를 담았다. 박재범이 지난해 미국 유명 래퍼 제이지가 수장인 대형 매니지먼트 락 네이션과 아시아계 최초로 계약한 후, 힙합 본토에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그가 과거 아이돌그룹 2PM에서 탈퇴한 시점부터 다큐멘터리가 시작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박재범은 “10년 간 쉼 없이 달리다 보니, 스스로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며 “한국을 대표해 미국 힙합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으면 한계가 없다는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K팝 다큐멘터리에 눈독을 들인 모양새이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유튜브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발 물러설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금은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로 글로벌 OTT 중 가장 낮았다. 유료 회원에게만 제공한 오리지널 콘텐츠 중 일부가 올해부터 무료화할 예정이다. 반면 한 대형 멀티채널네트워크(MCN)관계자는 “초창기라 호응이 적을 뿐, 유튜브의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튜브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50여개 만들 예정이다. 고타 리드는 “해외에서도 통하는 한국 콘텐츠를 장르 불문하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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