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볼넷이 싫다는 류현진(32ㆍLA 다저스). 그가 27일 피츠버그전에서 부상 후유증 우려를 완전히 털고 시즌 3승을 올린 비결 역시 명불허전의 제구력이었다.
그는 7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6-2 승리를 일궜다. 현지 언론도 보기 드문 류현진의 완벽한 컨트롤에 주목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구종 중 베스트 스터프는 없지만 스트라이크존뿐 아니라 스트라이크존을 4분할 할 때 그 안에서 모든 공을 다룰 수 있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90.4마일(약 145㎞)로 평범하지만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로스앤젤레스 지역매체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이번 시즌 류현진을 상대한 107명의 타자 중 볼넷을 얻어낸 타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홈 경기로 좁히면 지난해 8월 27일 이후 무려 56이닝 연속 무볼넷이다.
특히 올 시즌엔 27.1이닝을 던지면서 볼넷 2개만 내주는 동안 삼진도 33개나 잡아냈다. 삼진/볼넷 비율이 무려 16.5에 이른다. 16.5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줬다는 뜻이다. 이달 중순 부상자 명단에 올라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로 볼 때 ‘장외 선두’다. 이 부문 현재 1위는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10.80으로 류현진에 한참 못 미친다. 삼진/볼넷 비율은 현대 야구에서 투수의 구위와 제구력을 평가하는 잣대다. 가령 볼넷은 내 주지 않았지만 안타와 실점을 많이 허용한 투수에게 제구력이 좋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 수치가 높다는 건 볼넷을 주지 않으면서도 타자를 압도한다는 뜻이다. 9이닝당 볼넷 비율도 1.9%로 1위인 슈어저(3.1%)를 뛰어넘는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등판에서 규정이닝을 채우고 이들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다저스는 28일 ‘돌아온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앞세워 피츠버그를 3-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커쇼는 7이닝 4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복귀 세 번째 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피츠버그는 7연패에 빠졌고, 강정호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8회 1사 만루 타석에서 교체됐다. 추신수(텍사스)는 시애틀전에서 6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15-1 대승을 도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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