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 달 만에 다시 청구됐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안 전 대표, 애경산업 전직 임원 백모씨와 진모씨, 이마트 전 임원 홍모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필러물산에 하청을 줘 만들고 애경이 받아 판매한 제품이다. 안 전 대표는 애경이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2002~2011년 애경산업의 대표이사였다. 그는 애경그룹 부회장과 제주항공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검찰은 애경이 단순히 이 제품을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흔적을 다수 파악했다. 하청업체 선정은 물론 용기ㆍ제품안내문ㆍ표시광고 등을 결정할 때 SK케미칼과 긴밀히 협조했다는 것이다. 또 SK케미칼로부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넘겨받아 원료물질의 흡입독성을 미리 알고 있었던 정황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애경으로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넘겨받아 판매한 이마트 역시 안전성에 대한 주의 의무를 어겼다고 보고 옛 신세계 이마트 부문 상품본부장(부사장)을 지낸 홍씨의 영장을 함께 청구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30일 한 차례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 관련 주의의무 위반 여부,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기각 사유를 들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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