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진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 용의자들이 은신처를 급습한 군경에 맞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총격전을 벌인 현장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15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현지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스리랑카군은 26일 스리랑카 동부 해안에 인접한 사만투라이 마을 근처에 위치한 테러 용의자들의 안전가옥을 수색하려다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 안전가옥에는 대량의 폭발물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군경이 접근하자 세 차례에 걸쳐 폭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다. 수미스 아타파투 스리랑카군 대변인은 “병사들이 즉각 반격하고 대량의 폭발물이 보관돼 있던 안전가옥 내부로 돌입했다”며 “용의자들은 부활절 테러를 주도한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 조직원들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루완 구나세카라 스리랑카 경찰 대변인은 “건물 내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한 1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루완 대변인은 “이 중 일부는 자살폭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경은 이 과정에서 폭발물과 뇌관, 자살폭탄 벨트, 군복, 이슬람국가(IS) 깃발 등을 압수했으며, 최근에는 폭발성 젤라틴 막대 150개와 살상력을 높이기 위한 파편으로 쓰이는 쇠 구슬 10만개, 밴 차량 등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리랑카에선 지난 21일 콜롬보 시내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나 최소 253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용의자 140명을 추적 중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스리랑카 경찰은 테러 당일 10여명을 체포한 데 이어 현재까지 76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에는 시리아와 이집트 국적의 외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붙잡히지 않은 용의자들이 폭발물을 이용해 추가테러를 벌일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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