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에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 세워져
“평화 통일 만세! 평화 통일 만세! 평화 통일 만세!”
만세 삼창과 함께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율곡습지공원까지 이어지는 생태탐방로(약 9㎞)에 나란히 줄지어선 5,000여명의 시민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5,000여명으로 이어진 ‘인간띠’는 철조망 너머 펼쳐진 북녘을 향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DMZ(비무장지대) 평화인간띠운동본부는 27일 오후 임진각이 있는 파주시를 비롯해 인천 강화군, 경기 김포시ㆍ고양시ㆍ연천군, 강원 철원군ㆍ화천군ㆍ양구군ㆍ인제군ㆍ고성군 등 10개 접경지역에서 ‘DMZ민(民) 평화손잡기’ 행사를 개최했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이 행사를 개최했다.
평화손잡기 행사는 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국민들 200만명이 독립을 염원하며 670㎞가 넘는 인간띠를 만든 ‘발트의 길’에 착안한 평화시위다. 이석행 DMZ 평화인간띠운동본부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가 많이 어려워졌지만 우리 시민들이 함께 손을 잡아 평화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운동본부는 임진각에 모인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접경지 주민, 해외 동포들을 포함해 수십만명이 평화손잡기 행사에 참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임진각 자유의 다리 입구에서는 쌍둥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도 열렸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소녀상이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군 성노예였던 소녀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북으로 가는 기찻길 옆에 소녀상이 놓이게 됐다. 소녀상 1기는 향후 남북관계 진전과 발맞춰 북측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아울러 임진각 율곡습지공원, 철원군 백마고지ㆍ화살머리고지, 양구군 펀치볼고지 등 6.25 전쟁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던 4곳에서는 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4대 종교(원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ㆍ불고) 추모식도 함께 열렸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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