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준희 관악구청장 “서울대와 함께 낙성벤처밸리 조성해 지역경제 살리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준희 관악구청장 “서울대와 함께 낙성벤처밸리 조성해 지역경제 살리겠다”

입력
2019.04.30 04:40
14면
0 0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서울대 후문인 낙성대 일대에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하고 2023년까지 경전철 개통 및 역세권 개발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서재훈 기자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서울대 후문인 낙성대 일대에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하고 2023년까지 경전철 개통 및 역세권 개발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서재훈 기자

박준희(56) 서울 관악구청장은 대한민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증인이다.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을 거쳐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오롯이 지역행정에 힘을 쏟았다. 초선 구청장인 그가 최근 공을 들이는 것은 지역경제다. 국내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서울대의 명성에 비하면 관악구의 경제 상황은 그다지 내세울 게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출신 청년들은 졸업하면 관악구를 떠나는 게 현실인 데다,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고시원 슬럼화 등으로 지역경제는 침체 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만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구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그는 해법으로 낙성대 인근에 한국판 실리콘밸리 ‘낙성벤처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관(관악구)학(서울대)협동에 기업의 지원까지 곁들여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박 구청장은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스스로를 경제구청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관악은 국내 최대의 대학 서울대를 품고 있지만 생각보다 지역경제가 침체해있다. 벤처기업 수는 126개에 불과하다. 강남 테헤란밸리나 구로 G밸리 1,300~1,400개의 10분의 1 수준이다. 주거 중심의 베드타운 성격이 짙어 경제가 완전히 멈춰 서 있다는 느낌이다. 경제 살리기 처방으로 네 가지 트랙을 생각 중이다. 낙성벤처밸리와 고시촌을 대학캠퍼스타운화 해 창업밸리 클러스터를 만드는 혁신경제를 브랜드로 내세워 서울대 졸업생이 관악을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를 만들겠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주가 되는 상생경제를 토대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이 주가 되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해 내겠다. 관악구 인구의 39.5%인 20만명의 청년을 위해 관악청년청을 만들고 청년주택, 청년문화지원센터도 만드는 등 청년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

-관악구가 도입하려는 벤처벨리는 어떤 개념인가?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춘 같은 경우 유수 대학이 있는 곳에 기업이 몰리게 돼 있다. 이는 지역경제 발전과도 직결된다. 지금까지는 국가와 지역이 선도했다면 이제는 대학이 해야 한다. 신성장 동력으로 서울대를 보고 있다. 중앙정부, 서울시, 서울대까지 포함해 낙성벤처밸리를 꼭 만들어 내자고 이미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상태이다. 우선 낙성대 쪽에 벤처밸리를 만들기 위해 관악창업공간을 열었다. 빌딩 하나를 임차해 초기 벤처기업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할 수 있게 했다. 12월에는 구가 소유한 보은회관을 헐고 그 자리에 새로운 앵커시설을 신축한다. 벤처투자조합, 법률, 세무, 회계 관련 창업 지원시설을 유치하고 벤처기업들이 창업 초기 잘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

-관 주도의 벤처밸리 조성은 한계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기업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것 같은데.

“실리콘밸리도 당초 스탠포드대학이 앞서서 하니까 구글 등 여러 기업들이 참여해서 규모가 커졌다. 그리고 세계서 주목 받는 곳으로 성장했다. 칭화대(淸華大) 중관춘도 결국 대학에서 선도하니까 기업들이 모이더라. 결론은 우수 대학 중심으로 오게 돼 있다는 거다. 신성장 동력을 서울대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악에서 서울대 없는 낙성벤처밸리는 생각할 수 없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낙성벤처밸리, 그런 환경을 조성해가는 게 중요하다.”

-최근 서울시에서 경전철 서부선을 남부로 연장하기로 했고 서울대에서도 캠퍼스 안까지 연결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년 전까지 관악에는 동서 축 역할을 하는 도로는 남부순환로가 유일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교통 하중이 걸렸다. 최근 강남도시고속화도로가 개통돼 어느 정도 분산효과는 있지만 이쪽에서 강남도시고속화도로로 접근하기까지 만만치 않다. 2023년 남부순환로와 강남도시고속화도로를 연결하는 신림~봉천 간 터널(신봉터널)이 완공되면 도로 여건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오로지 2호선 한 개 노선에 의존하다 보니 경전철이 절대적으로 필요항 상황이 됐다. 다행히 꾸준히 설득에 나서 3개 경전철 노선(신림선, 서부선, 난곡선) 추진 계획을 세웠다. 신림선은 2022년 완공이다. 서부선은 원래 6호선인 은평구 새절역에서 장승배기로 끝나는 것을 한 번에 서울대입구역까지 연결했는데 이번 발표에서는 단절됐던 입구에서 서울대 정문 앞까지 가게 돼 신림선과 환승된다. 난곡선은 민자사업으로 진행하는데 사업자가 없었지만 재정사업으로 바뀌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 노선 동시에 잘 진행 중이며 경전철 대중교통망이 완성되는 2023년이 되면 관악의 교통 문제는 확실하게 달라진다.”

-청년들을 도시에 머물게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관악구에서 청년 비중이 높아 청년 정책이 중요하다. 전국 지자체에 귀감이 될만한 청년정책 롤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 서울시 산하 구에서 유일하게 청년 전담 부서인 청년정책과를 만들어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해 가고 있다. 청년문제 전문가를 정책보좌관으로 영입도 했다. 정책 추진을 하다 보니 상당히 많은 콘텐츠가 개발됐다.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악구지회와 협약을 맺어 올해부터 ‘청년 임차인 중개보수 감면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시행해 중개수수료를 최대 25%까지 깎아 주고 있다. 청년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청년들의 만남과 소통의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지역 축제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 같다.

“도시농업 박람회가 5월 16~19일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수치상으로는 도시농업 인구가 5만명으로 구민 10명당 1명이다. 10월쯤에는 삼성동에 79억원을 투입해 1만5,000㎡ 규모의 도시농업공원이 조성된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채소를 기르는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 회복 차원에서 커뮤니티 형성에 있어 소통하고 화합하는 이웃 간 정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도심 속에서 푸른 자연을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 하면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관악구는 강감찬 장군이 태어나 성장한 도시다. 역사 속에서 3대 대첩 중 하나가 귀주대첩이다. 역사 속에서 재조명 가치가 있고 올해 1,0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강감찬 축제를 역사문화 축제로 만들 수 있도록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귀주대첩 승전지는 평북 구성시다. 구성시하고도 함께 해 보려고 서울시와 공동으로 접촉하려고 시도 중이다. 축제 추진위원은 1,000명으로 구성됐다. 수준 높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서 서울시 대표축제로 만들겠다. 또한 여러 가지 축제를 통해 구민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관악구의 대표적인 열린 행정 사례를 꼽으라고 하면?

“오늘날 행정은 주민과 함께 하려는 소통 행정이다. 1호 공약 사업이 관악청이다. 주민들하고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청사 1층에 카페 형태의 열린 구청장실인 관악청을 차려놓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5시 주민과 민원도 해결하고 정책 제안도 받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 앞으로는 동별로 이동을 하면서 ‘이동 관악청’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주민들 접하고 있지만 여전히 젊은 직장인들은 관악청에 오기 어렵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상 정책 제안을 받고 민원을 해결하는 전자투표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가칭 ‘온라인 관악청’으로 7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진행=한창만 지역사회부장

정리=배성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