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조세감면ㆍ금리인하도 고민할 시점”
“2분기 이후 재정 조기집행 효과가 본격화되면 반등 요인이 될 것이다.”(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역성장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단하긴 힘들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정부와 한은이 26일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기대비 -0.3%)이 10년 만에 가장 낮게 발표된 ‘역성장 쇼크’를 서둘러 진화하고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예산 투입 말고는 성장률 향상에 마땅히 기댈 언덕이 없는 현실이 오히려 씁쓸하게 여겨지는 상황이다.
이호승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제7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갖고 “수출ㆍ투자가 동반 부진한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이를 타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률 둔화 원인으로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수출 감소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부진 △작년 4분기 높은 성장(1.0%)에 따른 조정 등을 꼽았다.
이 총재도 이날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금융협의회에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 역시 1분기 역성장 쇼크의 원인을 반도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ㆍ투자 부진에다 정부부문(재정)의 기여도가 이례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진단했다.
정부와 한은이 기대하는 돌파구도 비슷하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재정관리점검회의 등을 통해 “재정 조기집행을 더 강도 높게 추진하는 가운데 재정집행 관리체계를 ‘실집행’ 중심으로 개편하고,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 집행을 위한 사전준비에 조속히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도 정부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2분기부터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투입 효과만으로 성장세 하락을 되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날 일본 노무라금융투자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8%로 크게 낮췄다. 이는 1분기 성장률과 수출 통계를 반영한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재정이 없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만 추경 사업에 경기를 크게 끌어올리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며 “세금감면 등 다른 방식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부동산 대책 차원에서 올린 측면이 있는 기준금리도 지금 같은 경기 상황에서는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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