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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족과 함께 신상여행지로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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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족과 함께 신상여행지로 떠나요

입력
2019.04.30 18:00
수정
2019.04.30 20:5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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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5월에 가 볼만한 곳

지난 3월 개장한 제천 청풍호 케이블카. 8분만에 청풍호반에 우뚝 솟은 비봉산 정상까지 8분만에 오른면 ‘내륙의 바다’ 충주호의 산과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지난 3월 개장한 제천 청풍호 케이블카. 8분만에 청풍호반에 우뚝 솟은 비봉산 정상까지 8분만에 오른면 ‘내륙의 바다’ 충주호의 산과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온 산하가 봄빛으로 가득한 5월, 가족 단위로 즐기기 좋은 새로운 여행지를 소개한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개장한 놀이시설과 전시관,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신상’ 여행지다.

하늘을 나는 듯…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제천에서는 충주호를 청풍호라 부른다. 주변에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청풍랜드, 충주호유람선, 오토캠핑장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청풍호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비봉산(531m) 정상에 오르면 봄빛 머금은 호수와 산자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힘들게 등산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의 모노레일에 이어 지난 3월 케이블카가 개장해 정상까지 8분이면 올라간다.

비봉산 옥상 전망대에서 본 청풍호 풍경. 양편에서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을 이용해 오를 수 있다.
비봉산 옥상 전망대에서 본 청풍호 풍경. 양편에서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을 이용해 오를 수 있다.
비봉산 정상의 솟대 조형물 뒤로 다도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비봉산 정상의 솟대 조형물 뒤로 다도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일반 캐빈 33대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명을 실어 나른다. 하부 승차장인 물태리역에는 지름 15m 공 모양의 건축물 ‘시네마360’이 또 다른 즐길거리다. 영상관 내부를 가로지르는 6m 높이의 투명 다리에서 360도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한다. 새의 시선으로 본 ‘도도새와 함께하는 지구 대자연 여행’, 드론으로 촬영한 ‘청풍명월 제천 공중산책’ 두 편을 상영한다. 케이블카와 패키지로 구입하면 1만원인 요금을 절반 할인해준다. 상부 승차장인 비봉산역은 청풍호반모노레일과 공동으로 사용한다. 모노레일은 케이블카 반대편, 청풍면 도곡리에서 출발해 23분만에 정상에 닿는다. 속도는 느리지만 경사가 가파른 곳은 50도 이상이라 스릴이 넘친다. 모노레일로 올라가서 케이블카로 내려와도 되지만, 반대로 이용하는 것은 불가하다. 하부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승차장 사이에는 시간당 1대 꼴로 순환버스가 다닌다. 20분이 걸린다.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청풍호를 왜 ‘육지 속 바다’라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사방으로 다도해 같은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바다 한가운데 솟은 봉우리에서 점점이 뿌려진 이웃 섬들을 보는 느낌이다.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북쪽으로 작성산과 금수산, 동쪽으로 소백산 줄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타임캡슐을 쌓은 설치작품, 솟대 조형물, 포토존도 조성했다. 케이블카 탑승권을 소지하면 ‘의림지 역사박물관’ 관람료 2000원이 면제되고, 제천 관내 4,000여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지역 화폐도 받을 수 있다.

조선을 만나는 시간…강진 사의재 저잣거리

전남 강진에 신바람이 불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귀양 와 처음 머문 사의재(四宜齋) 주변에 저잣거리를 조성하고, 조선시대를 재현한 문화관광 프로젝트 ‘조만간’이 더해졌다. ‘조만간’은 ‘조선을 만난 시간’의 준말로 강진군민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배우들이 신나는 마당극을 펼친다.

매 주말 강진 사의재 저잣거리는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매 주말 강진 사의재 저잣거리는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의재는 다산이 4년간 거주한 공간으로, ‘생각ㆍ용모ㆍ언어ㆍ행동 네 가지를 올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정약용은 1801년 신유박해 때 강진으로 유배된다. 이때 ‘동문매반가’ 주막의 주모가 안쓰럽게 여겨 방을 한 칸 내줬는데 그 집이 사의재다. 지난해 말 이 일대에 저잣거리가 조성되고, 한옥 건물 곳곳에 체험 공간이 문을 열었다. 청자 전시장이 들어서고 한과와 도장 공방도 개설했다.

매 주말(오전 10시~오후 5시) 펼치는 ‘조만간’ 프로젝트는 여행객의 흥을 더한다. 저잣거리 입구 청조루를 지나면 타임머신을 탄 듯 조선시대로 들어간다. 갓을 쓴 선생이 춤바람 난 처녀와 여행자에게 소리를 가르치고, 약봉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한약방에선 허 의관이 손님을 기다린다. 골목에선 현란한 복장의 ‘메롱무당’이 여행자의 고민을 듣고, ‘천주학쟁이’ 다산을 잡으려 포졸들이 활보한다. “아따, 통행료 내고 가야제”라며 옷소매를 붙잡는 건달 형제도 어슬렁거린다. 목민루에서는 넘치는 끼를 자랑하는 월매와 향단이 ‘기녀 프로듀스 1801’ 코너를 진행한다. 향단은 어우동 모자를 내주고, 월매는 장단을 가르친다.

사의재 저잣거리에서 열리는 ‘조만간’ 프로젝트 마당극에서 배우와 관람객이 어우러져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사의재 저잣거리에서 열리는 ‘조만간’ 프로젝트 마당극에서 배우와 관람객이 어우러져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사의재 대청마루에서 책을 읽고 있는 다산은 여행자의 짓궂은 질문에 웃음으로 화답한다. 배우들이 정해진 대본 없이 순간순간 유머와 재치를 발휘한다. 주막에서는 다산이 즐겨 먹었던 아욱국과 동동주를 맛볼 수 있다. 조선시대 여행 중에는 다산의 이야기를 신명나게 풀어낸 ‘땡큐 주모’ 마당극(오전 11시, 오후 1시 혹은 3시)이 펼쳐진다. 다산이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할 때는 객석에서 함께 탄식하고, 주모가 그런 다산을 질책할 때면 ‘잘 한다’라는 추임새가 터진다. 마지막에는 관객과 배우가 모두 어깨를 들썩이며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친다.

개항장 인천의 상징, 대불호텔의 색다른 변신

개항장 인천을 대표하던 건물인 대불호텔이 지난해 철거 40년 만에 ‘중구 생활사 전시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불호텔의 옛 모습을 재현한 제1관, 1960~70년대 인천 중구의 생활사를 체험할 수 있는 제2관으로 구성된다.

인천 ‘개항장 문화의 거리’에 개관한 중구 생활사 전시관. 철거 40년만에 한국 최초의 서양식 숙박시설인 대불호텔을 옛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인천 ‘개항장 문화의 거리’에 개관한 중구 생활사 전시관. 철거 40년만에 한국 최초의 서양식 숙박시설인 대불호텔을 옛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의 역사는 1888년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로 시작된다. 조선의 주막이나 일본의 여관과 달리 객실에는 침대를 놓았고 서양 음식을 제공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물론 영어에도 능통했던 종업원들의 맞춤 서비스도 색달랐다.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는 자신의 비망록에 ‘영어로 손님을 편하게 모시고 있었다’는 투숙 경험을 남겼고, 영국인 탐험가 새비지 랜도어는 자신의 저서 ‘코리아 혹은 조선’에 깨끗하고 매혹적인 건물이라 극찬했다. 노동자 하루 임금이 23전이던 시절, 하루 숙박 요금이 2원이 넘었지만 11개 객실은 늘 만실이었다.

10여년 간 호황을 누렸던 대불호텔은 1899년 경인철도가 개통하면서 위기를 맞았고, 소유권이 중국인의 손에 넘어가 북경요리 전문점 ‘중화루’로 변신했다. 중화루는 경성(서울)까지 이름을 알릴 정도로 번성했는데, 1960년대 일대의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폐업하고 말았다. 월세 집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던 건물은 1978년 지은 지 90년 만에 결국 철거의 운명을 맞는다.

‘개항장 문화의 거리’의 인력거 동상. 100여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듯하다.
‘개항장 문화의 거리’의 인력거 동상. 100여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듯하다.

전시관 1관은 이러한 대불호텔의 흥망성쇠를 보여준다. 2층과 3층에는 객실과 연회장을 재현하고, 개항 당시 국내에 들여온 카메라와 안경 같은 진귀한 소품을 전시했다. 2관은 1960~70년대 인천 중구에 실재했던 이발소, 다방, 극장 등의 건물로 꾸며 시간여행을 하듯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관이 있는 ‘개항장 문화의 거리’에는 조선은행이라 이름 붙은 일본제1은행과 제18은행, 제58은행이 나란히 자리한다. 제1은행과 제18은행은 각각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부둣가 창고를 지역 예술인의 창작 공간으로 꾸민 인천아트플랫폼과 한중문화관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환경을 생각하는 체험과 놀이…문경 ‘에코랄라’

지난해 말 경북 문경에 복합 생태문화 테마파크 ‘에코랄라’가 개장했다. 기존의 석탄박물관과 가은 오픈세트장을 통합하고, 에코타운과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더했다.

문경 에코랄라의 ‘포레스트 판타지아’ 원형 천장과 벽면이 환상의 숲으로 변신한다.
문경 에코랄라의 ‘포레스트 판타지아’ 원형 천장과 벽면이 환상의 숲으로 변신한다.

에코타운은 백두대간 생태전시관 ‘에코서클’과 영상 체험시설 ‘에코스튜디오’, 첨단 농업기술을 보여주는 ‘에코팜’으로 구성된다. 에코서클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체험 전시관이다. 백두대간의 산과 강, 그곳에 살아가는 동ㆍ식물을 차례로 만난다. 천장 전체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 ‘포레스트 판타지아’가 압권이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환상의 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물 그림에 색깔 입히기, 탄소 발자국 줄이기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시도 많다.

에코스튜디오에서는 시나리오 선정부터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나만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초고속 카메라와 플로우모션(한 장면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드는 기법) 등 특수촬영 기법을 체험할 수 있다. 영상물 제작에는 20~30분이 소요된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기온과 햇빛, 습도 등을 터치로 조절하는 에코팜과 반 고흐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전시도 흥미롭다. 야외 놀이터인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이다. 옛 은성광업소에 건립한 석탄박물관은 국내 석탄산업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거미열차’를 타면 석탄층의 생성과 채탄 과정을 영상과 음성으로 생생하게 익힐 수 있다. 박물관 뒤편에는 실제 갱도를 개조해 광부들의 노고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은 오픈세트장은 탄광 폐석을 쌓은 인공 산 위에 조성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순식간에 먼 과거로 돌아간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영화 ‘안시성’ 등을 촬영한 곳으로 샅샅이 둘러 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고구려와 신라, 고려의 풍경을 재현한 가은 오픈세트장에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다.
고구려와 신라, 고려의 풍경을 재현한 가은 오픈세트장에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다.

에코랄라에서는 가은역이 가깝다. 2004년부터 기차가 다니지 않는 간이역을 아담하고 예쁜 카페로 꾸몄다. 폐선로 왕복 6.4km 구간은 철로자전거를 운행한다. 구량리역, 문경역, 진남역에서도 철로자전거를 탈 수 있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ㆍ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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