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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노량진수산시장 5차 명도집행…또 극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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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노량진수산시장 5차 명도집행…또 극렬 충돌

입력
2019.04.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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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집기 철거 수준에서 집행 마무리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부근에서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명도집행인력과 뒤엉키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부근에서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명도집행인력과 뒤엉키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법원의 5차 명도집행에서 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집행관들은 구 시장 시설 일부를 봉쇄하는 선에서 집행을 일단락하고 물러섰다.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사무소가 이날 오전 9시쯤 시작한 명도집행에는 노무자 약 200명을 포함한 집행인력 250여 명과 수협 관계자 100여 명이 투입됐다. 구 시장 측에서는 상인들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1,000여 명이 가로막았다.

진입을 시도하는 집행인력과 이를 막으려는 구 시장 측 충돌은 명도집행 내내 계속됐다. 양측이 출입구에 뒤엉켜 서로 밀치는 과정에서 구 시장 상인들이 바닥에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수협 직원 2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돌이 반복되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배치된 경찰 9개 중대 350여 명이 중간에서 뜯어 말렸다.

구 시장 진입에 성공한 집행인력들은 활어보관장 집기들을 밖으로 옮기는 등 일부 시설을 봉쇄했지만, 수산시장의 핵심인 수산물 판매장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명도집행은 오후 2시쯤 종료됐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두고 수협과 구 시장 상인들은 3년 동안 갈등을 겪었다. 그간 다져진 적대감은 명도집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산시장 일대를 감쌌다. 구 시장 상인들은 오전 6시부터 진입로를 차량으로 막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수협을 규탄했다. 수협 측은 진입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설치한 스피커로 “시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방송을 계속 틀었다.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부근에서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명도집행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 부근에서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명도집행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구 시장 상인들은 “물러나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며 강경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문제가 생기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폭력적인 방법으로 상인들을 겁박하고 우롱한다”며 “오늘 무너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고무 장화를 신거나 앞치마 차림으로 나온 구 시장 상인들은 팔짱을 끼고 수협과 집행관 측에 “용역 깡패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 타워에서 집행인력들이 걷어내려는 철제 울타리를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붙잡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구 노량진수산시장 주차 타워에서 집행인력들이 걷어내려는 철제 울타리를 상인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붙잡고 있다. 연합뉴스

수협은 명도집행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수협은 이날 현장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해 “지난해 단전ㆍ단수 이후 최종적으로 신시장 입주기회를 부여했다. (이를 거부한) 일부 상인이 불법적인 영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협은 구 시장에 대한 명도소송에서 지난해 8월 승소했고, 구 시장 측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한 긴급구제신청이 기각된 점 등을 정당성의 근거로 들었다.

충돌이 계속될 것을 우려한 집행관들이 철수를 결정해 5차 명도집행은 종료됐지만 해묵은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구 시장 상인들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반면, 수협은 남은 구 시장 상인들과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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