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틈에서 기자들에 브리핑
한국당 의원들 사무실 봉쇄에 112 출동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결전의 날인 25일, 112 신고로 경찰이 국회에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 결재로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이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바뀌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채 의원 사무실을 점거하면서 채 의원이 사실상 감금됐기 때문이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이은재, 민경욱, 이만희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 11명은 이날 오전 9시쯤 사개특위 교체가 유력해진 채 의원과 면담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633호를 찾았다.
그러나 오전 11시쯤, 문 의장이 ‘오신환→채이배’ 사보임 신청서에 서명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전략을 바꿔 채 의원을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두기 시작했다. 채 의원이 오후 2시에 예정된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감금 상태가 지속되자 채 의원은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신고했고 이에 112가 국회 의원회관에 출동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이 소파와 의자 등을 이용해 의원실 출입문을 아예 봉쇄하면서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사무실 내부로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4시간 감금된 상태로 있던 채 의원이 창문 틈으로 브리핑하는 이례적인 풍경도 벌어졌다.. 채 의원은 창문 틈새로 고개를 내민 상태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오셔서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있다”며 “소파로 문을 열수도 없고 밖에서도 밀어서 열수가 없어 감금된 상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찰과 소방을 불러서 감금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며 “필요하면 창문을 뜯어서라도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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