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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의 고장 상주, 스포츠 메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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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의 고장 상주, 스포츠 메카 꿈꾼다

입력
2019.04.26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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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종합센터 건립비 1500억 시가 전액 들여 건립하겠다

지난 6일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기원 시민화합 한마당 행사 모습. 상주시 제공
지난 6일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기원 시민화합 한마당 행사 모습. 상주시 제공

경북 상주시가 스포츠 메카 도약을 선언했다. 전국 8개 지자체가 경합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하면 건립비 전액을 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스포츠도시를 위한 통 큰 투자에 나섰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지난 24일 사벌면 화달리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실사 현장을 찾은 대한축구협회 축구종합센터 부지 선정 위원들에게 “축구센터 건립비 전액을 상주시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축구협회가 추산한 건립비는 1,500억원.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엄청난 액수다. 황 시장은 “적립된 기금 1,000억원이 있고 경북도 지원금 200억원도 확보했다”며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조례 개정 절차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300억원은 국비 지원금이나 자체 예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황 시장은 “상주시가 축구종합센터를 건립하고, 축구협회는 저렴한 사용료를 내고 영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비는 지난해 상주시 전체 예산 1조209억원의 14.7%에 이르는 거액이다.

상주시가 이렇게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은 농업도시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농현상 등으로 도시 존립이 위협받는 현실을 스포츠산업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상주시는 예부터 세 가지 흰색 농산물인 (하얀 분이 핀)곶감ㆍ쌀ㆍ누에고치로 유명해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렸다. 곶감은 지금도 매출이 연 3,000억원에 이를 정도다. 낙동강 변의 기름진 땅에서 생산된 쌀은 옛 상주 쌀의 명성을 잇고 있다.

1965년에 26만5,000명에 달하던 상주시 인구는 현재 인구 10만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축됐다. 올 2월엔 인구 10만명이 붕괴돼 전 직원이 하룻동안 상복을 입고 근무할 정도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이렇다 할 산업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주는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첨단농업ㆍ첨단산업을 키우고 스포츠ㆍ관광산업을 육성해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상주시는 지난해 8월 정부가 공모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사업에 선정됐다.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첨단산업화하는 프로젝트다.

축구종합센터 유치 역시 ‘스포츠 도시’ 만들기를 염두에 둔 것이다. 상주는 축구ㆍ승마ㆍ사이클 등 다양한 종목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중소도시로서는 드물게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을 운영 중이다. 상주상무 산하에는 100여명의 중․고교 선수로 구성된 유소년 축구단이 있다. 사벌면의 국제승마장에는 연간 10여차례 전국 승마대회가 열린다. 상주시청 여자사이클팀의 나아름 선수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에 올랐다. 상주는 자전거를 가구당 두 대 이상 보유한 ‘자전거 도시’이기도 하다.

지난 6일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축구종합센터 유기 기원 시민화합 한마당 행사 모습. 상주시 제공
지난 6일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축구종합센터 유기 기원 시민화합 한마당 행사 모습. 상주시 제공

‘스포츠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교통 여건도 좋은 편이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고속도로 3개가 통과하는 교통 요충지로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2023년이면 서울 강남 수서와 상주 인접 도시인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돼 수도권이 1시간대 생활권이 된다. 이와 함께 대구국제공항이 상주 인근 의성ㆍ군위군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이후에는 접근성이 더욱 좋아진다.

시는 미세먼지 오염도가 경쟁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월등하게 낮아 축구 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주시는 이 밖에 축구박물관, 축구연구소 등을 건립하고 2024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축구축제’를 열어 축구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축구 도시’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알리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수도권의 인구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낙후한 지방의 발전을 위해 축구ㆍ승마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키워 도시 브랜드화하면 상주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스포츠 인프라를 잘 구축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다양한 스포츠산업을 육성해 도시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상주=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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