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국 정상 참석, 미국ㆍ인도는 불참
26일 중러 정상회담, 27일은 원탁회의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보내…남북 접촉
중국이 25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두 번째 잔칫상을 차렸다. 37개국 정상과 150여개국 대표단, 90여개 국제기구, 900여명의 최고경영자 등 총 5,000여명이 27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모였다. 중국과 경쟁관계인 미국, 인도 등이 “빚더미를 조장하는 중국의 패권전략”이라고 반발하며 불참했지만, 중국의 굴기(崛起ㆍ우뚝 섬)와 세를 과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전세계의 무역ㆍ교통망을 동서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육지와 바다로 뻗는 길을 따라 자리잡은 연선국가 65개국과 이 사업에 투자를 받으려는 별도의 협력국가 59개국을 더해 현재까지 총 12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집권 이듬해인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과거 실크로드와 같은 경제 벨트를 건설하자”고 밝히면서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협력국가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실상은 돈 잔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는 22일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간 무역규모가 지난해 누적 6조달러(약 6,854조원)을 넘어섰고 외국인직접투자(FDI)도 900억달러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일대일로 총 투자규모가 향후 10년간 1조5,000억달러에 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1%포인트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차이나 머니’의 무차별 공세에 각국은 속속 일대일로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달 방문해 수십 조원을 쏟아 부은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ㆍ스위스는 정상이 참석하고 프랑스ㆍ독일ㆍ영국은 고위급 대표단을 보낸다. 주로 아프리카나 동남아의 저개발국이 일대일로의 깃발 아래 모여들던 초창기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2년 전 첫 포럼 당시 29개국 정상, 130여개국 대표단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해 행사의 몸집도 한층 불렸다.
시 주석은 26일 개막 연설, 27일 원탁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낼 참이다.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곧장 베이징을 찾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26일 중러 양자회담을 갖는다. 한국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북한은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대표로 참석해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남북간 만남의 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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