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카페 운영자 “평소 도움 주고 싶어…강원 산불 계기로 결심”
춘천의 한 시민이 강원 고성 일대 산불 진화 작업을 도운 전남 해남 소방대원들에게 닭갈비를 선물한 데 이어 이번엔 소방대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속초의 카페가 등장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초의 한 카페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카페에 오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소방, 119구조, 구급대원들께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안내판이 촬영된 사진 한 장이 첨부됐다.
이 카페가 해당 안내판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23일이다. 지난 4일 밤 고성ㆍ속초 지역에서 발생했던 대형 화재가 커피 제공 결심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한다.
카페 운영자는 2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구급대원, 소방대원이 매일 트라우마로 남을 법한 일을 하는 것에 비해선 대우가 좋지 않아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왔다”며 “평소에도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불이 나던 날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더 이상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기로 했다”며 “커피를 무료로 드리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무료로 제공하는 기한도 정해두지 않았다. 해당 운영자는 “제가 카페를 운영하는 동안은 무료로 커피를 제공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로 카페를 찾아온 소방대원이나 구급대원은 없었다고 한다.
카페에서 소방대원 등에게 커피를 무료로 준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돈방석에 앉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속초에 가면 혼내줘야겠다” 등 카페 방문을 예고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춘천 시민의 선행이 알려진 이후 닭갈비를 보낸 업체 정보가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폭주했던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일부에선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카페 운영자는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라면서도 “카페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을뿐더러 인터넷 홍보도 안 하기 때문에 (홍보를) 바라고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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