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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철 통전부장서 낙마... '하노이 결렬' 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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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철 통전부장서 낙마... '하노이 결렬' 문책

입력
2019.04.24 20:30
수정
2019.04.24 23: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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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부부장 장금철로 교체… “폼페이오 북미협상 배제 노려” 분석

김정은 방러 수행ㆍ환송단서 김영철 빠져… 김평해ㆍ오수용 등 수행

24일 북한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평양의 백화원 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24일 북한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평양의 백화원 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북한 정보기관인 통일전선부의 수장이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핵화 협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강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국회 정보위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통전부장은 최근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위원으로 교체됐다. 이 관계자는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가 통전부장을 겸임하는데, 두 역할을 분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여러 개의 카드를 쥐어줬어야 하는데 단 하나의 카드만 쥐어줌으로써 김 위원장이 ‘빈손 귀국’이라는 수모를 당한 만큼 김영철을 문책하는 건 당연한 조치”라고 봤다.

대미ㆍ대남 협상 창구인 통전부장 직에서 물러난 만큼,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실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보 당국 판단이다. 국가정보원은 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김 부위원장이 실각됐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을 선제적으로 쫓아내는 모습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 교체를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권정국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한다”며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교체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달 10일 열린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장금철이 노동당 부장에 임명된 데 이어, 당 중앙위 위원으로 ‘직접 보선’(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위원으로 선임)된 것을 고려할 때, 김영철 면직은 이전에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금철 부장은 50대 후반으로 부장 발탁 직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지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아태평화위뿐만 아니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서도 민간 교류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남 분야에 종사한 인물이지만 최근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 주요 인물정보’ 책자에도 수록돼 있지 않을 정도로, 신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보장성원으로 활동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수면 위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것을 볼 때 막후에서 정책 수립에 관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수행단에서 빠진 것도 이러한 인사 교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이용해 러시아로 향했다고 밝히면서 김평해ㆍ오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함께 떠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북ㆍ북미ㆍ북중 정상회담을 빠짐없이 수행해온 김 부위원장은 호명되지 않았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위원장 등이 포함된 환송단에서도 김 부위원장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유리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북러 정상회담의) 핵심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ㆍ외교적 해결”이라며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오를 것임을 밝혔음에도,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통전부 라인이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외무성이 향후 비핵화 협상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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