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논설위원 등 염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메시지 내놓을 듯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튿날인 24일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 참모들과 현안을 점검하며 향후 정국구상에 몰입했다. 공석인 청와대 대변인부터 금명간 임명할 수 있도록 인선 문제부터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외교안보 사안도 챙겨보며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묘수 찾기에도 시간을 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국내외 산적한 현안을 점검했다. 7박 8일간 자리를 비웠던 만큼 여야 4당의 권력기관ㆍ선거제도개혁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처리 합의에 따른 정국 파장부터 차근차근 따져봤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공석인 청와대 대변인 인선 문제부터 조속히 매듭짓기로 하고 후임자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전 대변인 후임으로는 그간 청와대 내부 승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의 영전 가능성이 거론됐다. 박수현 전 대변인의 경우처럼 정치인 또한 강점을 띌 수 있다는 판단도 컸다.
하지만 최근 언론계 출신 인사 쪽으로 급격하게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안정성 측면에서 내부 승진 가능성이 유력하게 검토 됐지만, 언론의 생리에 대한 이해나 언론과의 스킨십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컸다”며 “박수현 전 대변인의 경우처럼 정치인 또한 강점을 띌 수 있다고 봤지만,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일간지 논설위원급 현역 언론인을 대변인 후보로 염두에 두고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여성 언론인 발탁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한겨레신문 출신으로 참여정부 청와대에 몸담기도 했던 김성재 국무총리 공보실장이 깜짝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은 아무래도 문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이 맡는 게 낫다는 평가가 많다”며 “후임 인선의 최우선 기준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순방 전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이후 열흘이 지난 만큼 한반도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메시지 또한 가다듬고 있다. 당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외교’ 일정이 잇따르는 만큼 이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로 예정된 북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2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2회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고위포럼에서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자 정상외교,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6, 27일 미국 방문에 따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빅이벤트가 줄이어 예정돼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도 일련의 4강 외교전 속에서 생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참가 여부를 포함해 4ㆍ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이 향후 남북관계의 향배를 가를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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