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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특산물판매장 특정업체 선정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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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특산물판매장 특정업체 선정 의혹

입력
2019.04.24 18:17
수정
2019.04.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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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이 위탁 운영 중인 농수산축산물전시판매장 전경.
전남 고흥군이 위탁 운영 중인 농수산축산물전시판매장 전경.

전남 고흥군이 농수축산물(특산물)전시판매장 위탁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참여업체의 신청접수를 받은 뒤 갑자기 모집공고와 다르게 심사 날짜를 바꾸고 점수 배점이 높은 판매실적을 평가에서 삭제해 1위와 2위가 뒤바뀐 사실이 드러났다. 군이 특정업체를 뽑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탈락 업체는 전남도와 고흥군에 감사를 요구하고 수사기관에 고발을 준비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24일 고흥군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영암~순천고속도로 고흥나들목 인근에 위치한 ‘고흥 만남의 광장’ 내 농수축산물전시판매장(면적 400㎡) 위탁운영자 모집공고를 냈다. 위탁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년이다. 신청자격은 고흥군에 주소를 두고 1년 이상 농수축산물 판매실적이 있는 법인ㆍ단체로 제한했다. 이번 공모에는 기존 판매장 운영업체 A사를 포함해 3개 업체가 신청서를 냈다.

군은 모집공고를 통해 심사 평가기준을 최근 3년간 농수산물 판매실적(20점), 사업계획 발표(30점), 재정부담 능력(25점), 지역 봉사ㆍ기부(15점), 인력구성ㆍ기관연혁(10점) 등 총점 100점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판매실적은 매출 15억원 이상(20점), 10억~15억원(10점), 10억원 미만(5점)으로 정했다. 그러나 신청 접수가 끝난 뒤 판매실적 20점을 삭제하고 총점을 80점으로 돌연 변경했다. 심사위원 심사는 지난 5일에서 18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공고대로 100점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면 매출 20억원인 A사가 판매실적 20점을 받아 총점이 가장 높게 나와 위탁운영자로 평가 받아야 했지만 A사는 탈락하고, 매출 8억원으로 판매실적 점수가 5점으로 탈락했어야 할 B사가 선정됐다. 두 업체는 재정부담 능력과 지역 봉사ㆍ기부, 인력구성ㆍ기관연혁 평가는 모두 50점 만점을 받았으며 나머지 사업계획서 발표에서 A사가 B사에 3점 뒤졌으나 판매실적에서 15점을 더 받아 총점은 A사가 B사보다 12점 높게 나왔다. 하지만 판매실적을 평가에서 삭제하면서 선정업체의 당락이 바뀌게 된 것이다.

탈락 업체는 이같은 행정에 대해 군수와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A사 대표는 “군이 업체로부터 신청 접수를 받은 뒤 서류 채점 결과 군수의 측근인 B사가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확인하고 판매실적을 삭제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최근 군수가 간부회의에서 ‘과거 판매실적이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갑자기 평가에서 제외돼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B사 대표는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당시 군수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달에는 고흥군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된 인사다. 군이 노골적으로 특정인에게 운영권을 밀어주려는 것 아니냐. 그렇지 않으면 행정이 무리하게 평가기준을 바꾼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행정기관에 감사 청구했고 수사기관에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군은 B사와 위탁계약을 미루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심사평가 항목 중 판매실적 20점이 불합리하다는 B사의 이의제기가 있어 이를 검토한 결과 배점 비중이 높고 기존 위탁을 맡은 A사의 경우 판매장 운영 중에 관광 인센티브 등을 받아 오히려 기존 업체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는 지적과 이는 규제대상이 된다는 판단으로 판매실적을 평가에서 뺐다”며 “다만 심사평가단에 승인을 받지 않아 절차상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고 해명했다.

글ㆍ사진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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