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1분기 실적 희비
올해 1분기 실적을 두고 기업들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자동차가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늘어난 영업이익을 올렸는가 하면 포스코도 철강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7분기 연속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저가 LCD 패널 공세 등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현대차는 24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1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증가한 23조9,871억원을 공시했다. 영업이익도 8,249억원으로 21.1%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 0.4%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와 팰리세이드 등 최근 출시한 신차들의 판매 호조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팰리세이드가 싼타페와 함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판매실적은 좋지 않았다. 올 1분기 국ㆍ내외 판매량이 102만1,377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수치다. 국내에서 8.7% 증가한 18만3,957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에서 4.9% 감소한 83만7,42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중국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 1분기에 13만1,000대를 팔았는데, 해외시장 중 감소폭(19.4%)이 가장 컸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량은 줄었지만 이익이 많이 남는 SUV 판매 증가 등으로 매출액(18조6,000억원)은 7% 증가했다”며 “올 하반기 G80, 베뉴, 제네시스 GV80 등 신차가 출시되기 때문에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는 철강 시황 부진에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남겼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142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으로 1조2,029억원을 남겼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게 벌써 7분기째다. 포스코는 “철강시황 부진으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9.1% 감소했지만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 증가, 포스코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판매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7.5%)은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2,703억6,600만원을 공시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2,000억원)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높은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료가격의 차이)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매출액은 5조4,261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3%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계절적 비수기와 일부 정보통신(IT)부품 공급부족에 따른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6조9,478억원) 대비 15% 감소한 5조8,78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도 1,320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에 6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내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 3분기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다시 강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LG화학도 울상을 지었다.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따른 배터리부문 수익 감소와 공장 정비 등의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2,754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매출액은 6조6,391억원으로 1.3% 늘었지만 전 분기와 대비하면 9.6% 줄어들었다. 정호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가 상승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석유화학 부문의 NCC공장 정비 종료와 전지 부문의 2세대 전기차 물량 확보 등으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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