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이 한전공대가 들어설 광주ㆍ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 내에 정보통신기술(IT)과 에너지 연구를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인 가칭‘에너지과학영재학교’설립을 추진한 가운데 전교조 전남지부 등 일부에서는 설립중단 등 반대입장을 표명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24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한전공대가 개교하는 2022년 3월에 맞춰 에너지 신산업 분야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에너지과학영재학교를 나주지역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에너지 과학영재학교 설립에 한전공대 설립부지 일부를 이용하고 사업비 400억원, 연간 운영비 50억원으로 추산하며 학년당 4학급(학급당 15명), 총 180명 규모로 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한다. 이 학교는 한전공대 교수자원도 활용할 방침으로, 학교 신입생은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지역인재 전형으로 50%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고등학교 학부모와 시민단체 등은 나주에는 올해 27년째를 맞은 과학 특성고인 전남과학고가 있는데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특수목적고등학교가 폐지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남교육청이 나서서 특목고 설립하려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이혁제(목포) 도의원은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지역학교 존치도 불투명한 현실에 신규학교 설립은 안 된다”며“인근에 전남과학고가 있는데도 수백억원을 들여 에너지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은 잘못된 교육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앞선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도“2022년 3월 개교 예정인 가칭 에너지과학영재학교 설립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12학급 규모에 연간 운영비만 50억원이 소요되는 등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고교 설립 계획을 교육 관련 단체나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추진하는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지부는“나주에는 이미 전남과학고가 운영 중이고 도교육청 산하에도 영재교육원이 설립돼 매년 35억원의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이들 기관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진정한 영재교육 활성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전남지부는 또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등을 기치로 출범한 장석웅 교육감 체제에서, 전교조 위원장 출신 교육감이 특권 교육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많은 또 다른 특목고 설립을 추진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전남교육청은 영재학교 설립을 신청하더라도 반려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남도 교육청 관계자는“한전공대가 확정되면서 지역의 정치권 등에서 출발하면서 전남도와 함께 추진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전남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는 성격이 다르지만 여러 각도로 고민해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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