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마약반응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며 눈물로 주장하던 박유천의 ‘결백’이 무색해진 셈이다.
23일 검찰 등 수사당국에 의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지난 19일 국과수로부터 박 씨의 체모에서 마약 양성반응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과수의 검사 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박유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동안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온 박유천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박유천의 경기도 하남시 자택과 차량, 휴대폰, 신체 등에 대한 기습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바 있다. 당시 박유천은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였지만, 경찰은 모발 일부와 다리털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다만 함께 진행했던 소변 간이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마약반응검사에 앞서 지난 10일 박유천은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며 “함께 마약을 했다”고 주장한 직후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앞에 나서 결백을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박유천의 실명 대신 ‘연예인 A씨’로만 해당 인물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박유천이 먼저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나선 것은 의외의 행보였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박유천은 “나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내가 마약을 했을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며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던 바 있다. 때문에 경찰이 기습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정밀 감정을 의뢰할 때까지만 해도 박유천의 마약 투약 여부를 두고 여론은 분분했다.
박유천 역시 지난 17, 18, 22일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해왔다. 특히 박유천의 법률대리인 측은 박유천의 마약 구입 정황이 담긴 CCTV를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를 한 MBC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던 상황이다.
그러나 결국 정밀 검사 의뢰 약 일주일 만에 박유천의 기자회견은 무색해지고 말았다. 지금은 대체 박유천이 왜 당시 기자회견을 자처했는지조차 미스터리한 상황이다. 박유천의 마약 양성반응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수사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지금, 박유천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박유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26일 오후 2시 30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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