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구원왕 타이틀을 노리는 리그 최강 좌ㆍ우 마무리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났다.
키움 마무리 조상우와 두산의 함덕주는 23일부터 서울 고척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22일 현재 조상우가 10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함덕주가 8세이브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조상우의 초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11경기 1승 10세이브에 12.1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자책점이 단 한 점도 없다. 무엇보다 구위가 언터처블 수준이다. KBO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올 시즌 나온 경기 가운데 최고 구속 1~10위 중 9차례를 조상우가 차지했다. 13일 고척 한화전에서는 9회초 정은원을 상대로 시속 156.9㎞(1위)를, 노시환을 상대로는 156.3㎞(2위)를 찍었다. 147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104개(71%)가 시속 150㎞를 넘었다.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9일 동안 단 두 경기만 쉬고 모든 경기에 등판하면서 연투로 인한 부상 및 체력 저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포항 삼성전 이후 휴식을 취하면서 시즌 초반 상위 싸움의 변수가 될 이번 두산전에서 상시 출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이미 ‘스스로 준비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난해 처음 마무리 경험을 한 것이 올해 제대로 효과를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뒤 27세이브(6승ㆍ2.96)를 올리며 더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인 함덕주는 올해도 강력한 구원왕 후보다. 지난달 23일 시즌 첫 등판 경기에서 다소 흔들렸고 28일 키움전에서는 1이닝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근에는 6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는 등 안정세를 찾았다. 평균자책점은 3.18. 다만, 키움전에서 2.2이닝 동안 2실점으로 다소 약했던데다 19일 KIA전에서는 3피안타 2실점하며 ‘턱걸이 세이브’를 올린 점은 불안 요소다.
한편, 이들 외에 원종현(NC)은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9세이브(2위)째를 올렸고, 김태훈(SK)도 6세이브(4위)를 올리는 등 마무리 투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초반부터 이어지면서 “6시즌 만에 40세이브 달성 선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O에서 40세이브 이상을 달성한 것은 2013년 당시 넥센 마무리였던 손승락으로, 3승 46세이브(2패)에 평균자책점 2.30을 올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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